
포르투갈 교육청이사회 전의장
댐 건설 찬성여론으로 돌리고
암각화 중요성 알리는 활동 등
코아 계곡 암각화 보존 위해
노력했던 다양한 사례들 발표
1990년대 중반, 구석기 암각화 보존을 위해 포르투갈 정부는 산업용수 및 식수를 위한 국가 최대 규모 댐건설 사업을 중도포기했다.
그렇게되기까지 그 밑거름에는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교육계 전반 10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자국의 문화유산 가치를 살리자는 범국민적활동이 있었다.
이들의 활동은 정부를 압박하는 여론으로 번졌고, 고고학 및 인류문화자산에 대한 국제적 관심까지 이끌었다. 그 결과 포르투갈 ‘코아 계곡의 선사시대 암각화’는 1998년 코아 계곡(약 5000점) 만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2010년에는 스페인의 시에가 베르데(약 440점)까지 확장시켜 ‘이베리아 반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놀라운 구석기 미술의 노천 유적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호세 리베이로 포르투갈 교육청이사회 전 의장은 16일 울산박물관에서 열린 2019 반구대암각화 국제학술대회의 다수 주제발표자 중 한명이었다. 그는 이날 ‘1995~1996년 포즈 코아 중등학교의 코아 계곡 암각화 보존 노력’에 대해 발표,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를 포함한 대곡천 암각화군을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에 올리려는 울산시와 시민단체가의 향후 활동방향에 지표를 제시했다.
호세 리베이로 전 의장은 1990년대 포즈 코아 중등학교의 교장이었다. 당시 중등학교 학생들은 댐건설 중단을 반대여론를 찬성여론으로 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동참했다.
학생들은 우선 부모, 가족, 친구들에게 암각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알리미로 활동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고고학자, 경제학자 등을 초대한 컨퍼런스가 열렸고 ‘코아의 유산-암각화’라는 지자체 특별교육프로젝트도 실시했다. 암각화의 인지도를 높이고, 중요성을 알리는 연계특별활동도 마련됐다.
‘학생연합’ 암각화 보존을 위한 20만명 서명운동도 진행했다. ‘암각화는 수영을 못해요’라는 유명한 슬로건도 이 시기에 만들어져 스티커와 셔츠의 문구로 제작돼 배포됐다.
2000명이 넘는 암각화보존운동 ‘메가캠프’ 역시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유례없는 청소년활동으로 기억되고 있다.
호세 리베이로 전 의장은 “발표의 주요목표는 학교공동체의 중요성과 아울러 그 뒤에서 운좋게도 현대 포르투갈 역사의 작은 부분에 동참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진 그 시절 학생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오늘날 어버이로서, 시민으로서 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정치적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