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대표로는 최초
“너무 늦게 찾아와 죄송”
당내 일부인사 막말 사과
민주 “실천 없는 쇼” 냉소
5·18 진상규명 최선 촉구
“너무 늦게 찾아와 죄송”
당내 일부인사 막말 사과
민주 “실천 없는 쇼” 냉소
5·18 진상규명 최선 촉구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광주 도착 직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적은 뒤 자신이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민주의 문’ 앞에서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과거 신군부가 설치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재무분과 위원으로 참여했던 것에 대해 “그동안 여러 번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과 군사정권에 반대한 국민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지만, 권력자의 진심 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가 대표해서 이렇게 무릎을 꿇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사과 발언을 하는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였다. 원고를 든 손이 떨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후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 꿇고 묵념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추모탑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위원장이 사과 발언을 하자 주변에 있던 한 시민은 “대표님 말씀이 맞다”라면서 손뼉을 쳤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들은 “통합당 망언 의원부터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충혼탑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서는 순간 잠시 휘청하자 주위에서 부축해주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실천 없는 쇼’ ‘신파극’이라는 냉소적 반응을 내놨다.
허윤정 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전광훈발 코로나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때, 광주 방문이 화제 전환용으로 비춰지는 것이 오해인가”라며 “화합을 위한 진정성이 담긴 방문이라면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밝혔다. 그는 “무릎 꿇는 대신 5·18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울먹이는 대신 진상규명에 힘써달라. 통합당 소속 전 의원들의 망언을 징계하라는 요구에 ‘이미 당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일갈하는 것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깎아 내렸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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