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요 상장기업 경영활동 침해 우려
국내 그룹사 55곳 계열사 분석평균 지분 47% 중 44% 제한
S-OIL 제한비율 60.4%나 돼
경제단체 “10% 상향 조정해야”
상장사 감사나 감사위원 선임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일명 ‘3%룰’)한 상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울산지역에 본사나 주력사업장을 둔 주요 대기업집단도 최대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돼 외국계 투기펀드 등 해외자본의 경영개입 등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지역에선 태광그룹을 비롯해 S-OIL. 롯데, LS, SK, 현대차, 현대중공업, LG 등 주요 그룹이 계열사에 대한 대주주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경우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2019년 현대차 지분 2.9%로 사외이사 추천을 요구한 적이 있는터라 이번 상법 개정시는 헤지펀드들이 원하는 감사·감사위원 선임과 경영개입은 물론 핵심 기술과 전략 유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상장 계열사가 있는 55개 그룹 211개 계열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소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당정이 추진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임제 등 3% 룰 규제가 시행될 경우 최대 주주 등이 가진 지분 46.8% 가운데 43.8%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법 개정시 태광그룹은 보유지분의 평균 72.0%에 해당되는 의결권 지분이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 배제돼 전체 그룹 가운데 의결권 제한비율이 가장 높다. 태광그룹은 울산에서 석유화학·합성섬유·신소재사업장을 가동중이다.
또 S-OIL은 대주주 의결권 제한비율이 60.4%나 되고 고려아연을 계열사로 둔 영풍그룹(59.2%), 애경그룹(58.7%), 롯데그룹(57.8%), LS그룹(53.5%), 코오롱그룹(52.1%) 등도 의결권 제한비율이 50%를 넘었다.
최근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경영권 간섭으로 몸살을 앓았던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제한되는 지분이 각각 34.0%, 38.5%에 달했다. 효성(46.0%), SK(45,3%), KCC(41.3%), 현대중공업(38.1%), LG(34.2%) 등도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제한주식 비율이 높았다.
A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외국인주주 지분이 40% 안팎에 달해 이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대기업집단 상장사 대부분이 감사위원 선임에 큰 제한을 받게 되고, 경영개입과 간섭 등으로 기업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총과 중기중앙회 등 경제단체는 3%로 제한한 상법 개정안이 경영권은 물론 기업의 기술 보안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10% 수준으로 상향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같은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 3법’)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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