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황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최악의 경영위기에 내몰린 울산지역 정유·화학업계가 석유사업 중심의 기존 틀을 바꾸는 구조 전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화학, 수소 사업 등 유관 사업은 물론이고 생활 편의 서비스 플랫폼이나 벤처기업 투자 등 신사업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CEO들은 연말을 앞두고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울산공장 현장점검과 함께 정기인사 등을 통해 조직을 새롭게 다잡고 있다.



◇정유업계, 기존 틀 바꾸기로 위기 극복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 1위사인 SK에너지는 최근 정관 개정을 통해 ‘통신판매(중개)·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회사의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SK에너지는 이를 통해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플랫폼 사업은 공급자(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하는 사업을 뜻한다.

SK에너지는 전 세계 석유 수요 감소가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영향이 아니라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석유 중심의 사업 구조를 친환경·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세차와 주차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과 제휴해 차량 관리 통합 플랫폼 머핀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S-OIL은 미래 신기술 확보, 신사업 모색을 목적으로 벤처기업 투자에 나선다. 벤처 투자 분야는 정유·화학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거나 신성장 동력이 될 잠재력이 큰 분야로 한다는 계획이다. S-OIL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스마트 공장 등 당사의 제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나 소재 사업 등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가 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유 사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화학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석유·화학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OIL은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TC2C 기술 도입을 포함한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타당성 검토 단계이며, 투자가 확정되면 석유·화학사업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S-OIL은 기대했다.



◇롯데케미칼 등 화학업계 “현장경영 강화”

롯데케미칼 임병연 기초소재사업 대표가 18일 울산공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임 대표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을 방문해 성공적인 정기보수 마무리와 무사고 공장운영 등을 격려하고 울산공장 이슈와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울산공장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정기보수를 진행했다.

석유화학업체 곳곳에서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보수 마무리와 맞물려 CEO들의 공장운영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K종합화학은 지난달부터 울산 NEP(New Ethylene Plant)공정 정기보수에 돌입했다. 정기보수 기간은 40일 이상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 울산공장은 정기인사를 통해 조직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달 중순 정기인사를 통해 한화솔루션 울산공장 총괄임원이 교체됐다. 전무급인 총괄임원은 울산 1~3공장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울산공장은 이번 총괄임원 인사를 통해 안전환경에 방점을 두고 강력한 현장안전 방안을 강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울산공장 관계자는 “(총괄임원이 부임했는데) 최우선은 안전환경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서 “코로나 위기돌파와 함께 차질없는 생산활동, 지역사회 기여 부분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여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생산능력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OIL 후세인 알-카타니 CEO는 지난 17일 울산공장을 찾아 무재해 500만 안전인시를 달성한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행보를 강화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