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보다 한달 당겨 전달

현대중공업은 지난 5일 울산본사에서 2600t급 필리핀 호위함 2번함인 ‘안토니오 루나함’을 필리핀으로 출항시켰다.
계약상 납기보다 1개월 일찍 인도된 이 함정은 길이 107m, 폭 14m 규모 다목적 전투함이다. 최대 속력 25노트(약 시속 46㎞)이며, 4500해리(8300㎞) 이상 긴 항속거리를 보유해 장기간 원해 경비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태풍과 열대성 기후 등 거친 필리핀 해상 조건에서도 작전 성능과 생존성을 갖도록 설계됐다.
76㎜ 함포와 함대공 미사일, 어뢰, 헬리콥터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탑재해 대공, 대잠 작전에 두루 적합하다.
안토니오 루나함은 19세기 미국과의 독립전쟁을 이끈 필리핀 영웅인 안토니오 루나(Antonio Luna) 이름을 땄다. 2018년 9월 착공한 지 약 2년5개월 만에 완공됐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10월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동형 호위함 2척을 수주해, 1번함인 ‘호세 리잘함’을 인도한 데 이어 ‘안토니오 루나함’까지 모두 인도하게 됐다. 호세 리잘함은 지난해 8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2020 환태평양훈련’에 참가해 우수한 작전 능력을 선보여 필리핀 국방부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기도 했다.
남상훈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이번 인도를 계기로 필리핀 후속 프로젝트 수주를 비롯해 본격적인 함정 수출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1980년 12월 한국 최초 전투함인 울산함을 건조했다. 이후 이지스함과 KDX-Ⅱ 구축함, 초계·호위함, 잠수함 등 한국 해군의 주력 함정을 건조했다. 필리핀을 비롯해 뉴질랜드,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등 해외에도 다수 함정을 인도했다. 이형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