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창중 축구부 존립’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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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창중 축구부 존립’ 놓고 갈등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1.02.0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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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비리 문제 이후 작년 6월부터 학생선수 전무

시교육청 “공공스포츠클럽 전환 등 고려 해체 수순”

총동창회 “좋은 지도자 위촉해 학생선수 다시 모아야”
울산 울주군 남창중학교의 축구부 존립을 두고 울산시교육청과 남창중 총동창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운영 자체가 불가하다는 입장인 반면, 총동창회는 좋은 지도자를 위촉해 선수 수급 등을 통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8일 울산시교육청과 남창중 총동창회에 따르면, 남창중 축구부에 학생 선수가 지난해 6월을 마지막으로 이후로 한 명도 없이 사실상 이름만 있는 ‘유령 운동부’처럼 운영되고 있다. 남창중 축구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 2019년부터 1~2명씩 타 학교 및 축구클럽 등으로 전학(이적)하기 시작해 지난해 4월부터는 전체 등록된 선수 인원이 11명이 되지 않아 대회 참가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이제는 선수들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9년 남창중 축구부 지도자가 금품수수 혐의로 해임되고 나서부터다. 해당 지도자가 해임되고 나서 대체 지도자가 채용돼 부임했으나 지도 방식이나 만족도 등에 불만을 느낀 학부모들이 학생 선수들을 다른 학교나 클럽 등으로 전학시키거나 옮기면서 ‘엑소더스’가 벌어졌다.

결국 이 같은 사태가 계속되자 시교육청은 남창중 축구부의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와 관련 지난해 연말 대체 지도자의 계약 만료로 인한 신규 지도자 채용 공고를 하지 않았다.

이에 남창중 총동창회가 반발하고 있다.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 명문 축구부 해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창중 축구부는 1963년 창단 이후 1971년에 자금난으로 해체됐으나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2001년 재창단을 거듭하면서 박성화·윤종범·박병철·유권수 등 여러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는 등 오랜 기간 지역 축구 유망주 산실로 자리매김 해왔다.

최종규 남창중 총동창회장은 “지금 당장 선수가 없더라도 우수한 지도자를 위촉하게 되면 선수들은 지도자를 보고 오기 때문에 자연스레 수급되기 마련”이라며 “남창중 축구부가 없어지면 초등학교 선수들이 갈 곳이 또 한 곳 없어지게 된다. 울산시축구협회와 울주군 등에서도 축구부 존치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시교육청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로 축구부 존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명맥을 유지하고 싶어도 몇 개월 째 선수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또한 지도자 비리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선수 모집을 하더라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앞으로는 학교 운동부들이 점진적으로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전환되는 것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남창중 뿐 아니라 학성고와 옥동초 등도 엘리트 축구부 운영 대신 공공스포츠클럽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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