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울주군 엇박자에 언양공설시장 정비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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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울주군 엇박자에 언양공설시장 정비 제동
  • 이춘봉
  • 승인 2021.05.1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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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양공설시장 노후 장옥
울산 울주군이 추진하는 언양공설시장 노후 장옥(사진) 정비 사업이 시와의 엇박자로 지연되면서 국비까지 반납됐다. 낡은 시설이 슬럼화돼 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군이 추진하는 언양도시재생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찾은 언양공설시장. 장날을 맞았지만 노후 장옥 건물을 찾는 방문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나마도 도로 및 시장과 연결된 통로 주변에만 발길이 몰렸을 뿐 슬럼화된 뒤편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언양공설시장은 지난 1970년대부터 나무 칸막이 위에 천막으로 지붕을 얹은 장옥 형태로 운영됐다. 도로변을 따라 들어선 노후 장옥은 낡고 오래돼 냄새나고 움막처럼 변해 기피지역으로 꼽히면서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돼 왔다. 이에 군은 지난 2016년부터 언양공설시장 노후 장옥 정비를 추진했다. 하지만 정비 사업은 울산시와의 엇박자로 아직 첫삽도 뜨지 못한 상태다. 원인은 시가 추진 중인 대로 1­24호선(남천로 일부 구간) 공사 지연 탓이다.

시는 태화강을 따라 이어진 남천로를 3개 구간으로 나눠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남천교를 기점으로 상북 방면인 1구간 350m는 2014년 이미 준공했다. 시는 이후 남천교~동문길 일원 2구간 사업을 위해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후 장옥이 들어선 3구간은 2구간 사업 종료 후 착수한다.

시는 올해 당초예산에 2~3구간 개설을 위한 보상비와 공사비를 신청했지만 모두 삭감됐다. 이후 2차 추경을 통해 2구간 잔여 보상비와 일부 공사비 등 49억원을 신청했지만 역시 전액 삭감됐다. 2구간 보상이 연내 마무리될지 기약도 없는 상황인 만큼 노후 장옥 정비를 위해 선행돼야 할 3구간 사업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3구간에 들어선 장옥은 총 57곳이다. 이 가운데 41곳은 시가 확장할 예정인 도로 구간에 포함돼 있고, 나머지 16곳은 국유지에 들어서 있다. 군은 2018년 17억원을 투입해 국유지를 매입했지만 시가 3구간 도로 개설을 착수도 하지 못해 장옥 철거는 진척이 전혀 없다. 장옥 상인들이 조기 철거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이 겹쳐 군은 당초 매입한 국유지 일원에 조성하려던 신설 시장 건축도 포기했다. 확보했던 군비는 물론 국비 3억8000만원과 시비 1억2700만원까지 모두 반납했다. 군은 대신 장옥 철거가 마무리되면 매입한 국유지에 노점 형태의 상업 공간을 상인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군은 사업이 지연되면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장옥을 제외한 미영업 장옥을 정리하는 등 필요한 부분부터 우선 정비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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