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정상 낙뢰로 파손, 안전조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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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산 정상 낙뢰로 파손, 안전조치 시급
  • 이춘봉
  • 승인 2021.05.2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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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발생한 낙뢰로 심하게 파손된 가지산 정상부.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 정상이 낙뢰로 심하게 파손됐다. 정상의 국기게양대는 낙뢰 피해의 원인으로 지목돼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 울주군이 시행 중인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사업으로 방문객이 급증하는 가운데, 안전을 위한 조치는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지산을 자주 찾는 산악회원들은 그동안 낙뢰가 잦았지만 이번 낙뢰는 유독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가지산 정상은 정상석 인근에 철제 국기게양대가 설치돼 낙뢰가 잦다. 최근 낙뢰로 정상부의 암반은 심하게 쪼개졌고, 일부 암반은 정상 인근에 위치한 산장까지 날아가 지붕이 파손되기도 했다. 파손된 암반을 잘못 밟을 경우 돌이 떨어져 나갈 수 있어 사고 위험성도 높다.

19일 울산 지역의 한 산악회는 시멘트 150㎏과 물 72ℓ를 가지산 정상으로 운반하고 파손된 정상 인근을 정비했다. 산악회원들은 군에 정상부 보수 및 피뢰침 설치 등을 요청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회원들이 재원을 마련해 시멘트와 물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산악회원인 강명원씨는 “군이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람만 불러 모을 뿐 안전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며 “정상은 물론 등산로 정비도 필요한데 민원을 넣어도 제때 정비가 안돼 산악회원들이 직접 보수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울주군은 20일 시 관계자와 함께 현장을 확인한 뒤 보수 계획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낙뢰의 원인인 국기게양대는 철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최근 추경예산안 심사 문제로 대기 중이어서 상황 파악이 다소 지연됐다”며 “안전을 위해 국기게양대는 우선 철거한 뒤 행위자를 찾아 경위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악회원들은 국기게양대 철거 방침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지산 국기게양대가 국내에 설치된 국기게양대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설치돼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강명원씨는 “의미 있는 국기게양대인 만큼 일주일에 한 번씩 산악회원들이 태극기를 교체하는 등 관리하고 있다”며 “문제가 생겼다고 무조건 철거하는 것보다는 좀 더 발전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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