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국기게양대 철거에 산악인들 뿔났다
상태바
가지산 국기게양대 철거에 산악인들 뿔났다
  • 이춘봉
  • 승인 2021.05.24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울산 울주군이 지난 21일 가지산 국기게양대를 철거한 가운데, 산악회원을 중심으로 재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울산 울주군이 낙뢰로 인해 정상 파손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히는 가지산 국기게양대(본보 5월20일자 6면 보도)를 전격 철거했다. 산악회원 등 등산 애호가들은 상징성 높은 국기게양대의 재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군은 지난 21일 인력을 투입해 가지산 정상에 위치한 국기게양대를 철거했다. 군은 철제 국기게양대에 낙뢰가 집중되면서 정상부 암반까지 파손되는 만큼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철거를 우선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국기게양대를 관리하며 보수나 존치를 요구하던 산악회원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간이 국기게양대를 설치한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하다 산악회원들이 보수를 요구하자 즉시 철거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입장이다.

산악회원들은 “그동안 민간에서 국기게양대를 관리하다가 보다 안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군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며 “가지산 태극기는 전국 태극기 중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곳에 설치돼 상징성이 높은데 대안을 찾기에 앞서 철거를 선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관악산 11국기봉을 예시로 들며 군청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에 재설치를 요구하는 민원 수십 건을 제기했다. 관악산 11국기봉은 관음사와 자운암 등 관악산 주요 등반지점 11곳에 설치돼 이정표 역할을 하며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대해 군은 “언제 낙뢰로 인한 안전사고가 일어날지 몰라 우선 국기게양대부터 철거했다”며 “피뢰침 설치에 관한 전문가 자문을 받는 한편 돌에 태극기를 새겨 정상 인근에 세우는 방안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울주군은 빠르면 이번 주 중으로 인력을 동원해 파손된 정상부 일원을 보수할 계획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