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항아리 채우기와 불치하문(不恥下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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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항아리 채우기와 불치하문(不恥下問)
  • 서찬수 기자
  • 승인 2021.06.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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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어떤 운동이든 처음 배울 때 좋은 코치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학생의 열의가 더 중요하다.골프의 학습은 항아리에 채워지는 물과 같다. 대부분 골퍼가 레슨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스윙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중요한 교훈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미 가득 채워진 항아리인데 레슨을 받으러 온다. 첫번째 항아리는 뒤집어진 항아리다. 배우러 왔지만 전혀 열의가 없는 골퍼를 말한다. 질문도 없고 표정도 없다. 뒤집어진 항아리에 어찌 물을 채울 수 있겠는가? 두번째 항아리는 바로 세워져 있지만 바닥에 구멍난 항아리다. 코치의 목소리는 듣긴 했지만 금세 잊어버리는 골퍼를 말한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는 마이동풍을 말한다. 세번째 항아리는 바로 서고 바닥에 구멍도 없지만 속이 오염된 항아리이다. 티칭에 선입견을 가지고 해석하고 왜곡하는 골퍼들도 있다. 자신의 패턴과 다를 때 저항감을 표현한다. 열린 가슴으로 받아들인 후 합당한 것인지 천천히 판단해도 늦지 않을텐데 반사적인 유형의 골퍼들도 있다. 구력이 10년 이상된 1980~1990년대 스윙 스타일로 현대 스윙을 받아 들이지 못한다. 네번째 항아리는 이상적인 유형으로 배운 것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구멍도 없어 배운 것을 간직하고 복습도 열심이다. 깨끗하기 때문에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이런 골퍼들은 배움의 속도가 빠르고 일취월장한다.

배움에 관한 깊이 있고 실용적인 내용을 설파한 사람은 성악설로 유명한 사상가인 순자이다. 순자는 “배우지 않는다면 이름 또한 없다”라고 했을 정도로 배움을 아주 중요시 여겼는데 현대에 와서 골프 배움에 교훈될 법한 내용을 소개한다.

첫째, 솔직함이 있어야 배울 수 있다. 아는 것은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배움의 자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며 내가 무엇을 알고 있으며 어느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파악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는 지혜와 지식, 무지를 인정하는 용기 그것을 말할 수 있는 진솔함이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둘째, 시작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이것은 배움의 자세이자 올바른 습관이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다면 시작부터 해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셋째, 올바른 습관과 태도이다. “관상이 좋은 것은 마음가짐이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가짐이 좋은 것은 몸가짐이 좋은 것만 못하다”라고 했다. 몸가짐이라는 말은 습관과 태도를 뜻하는 말이다. 아무리 외모가 수려하더라도 마음이 삐뚤어져 있다면 그 외적인 형상이 왜곡되어 보이며 마음가짐이 아무리 좋아도 실행이 마음을 쫓아가지 못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넷째, 한결같은 마음이다. 배움의 자세에는 한결같은 마음이 필요하다. 배운다는 것에는 인내심과 일관성 있는 태도가 중요한데 어떠한 지식도 쉽고 빠르게 터득할 수 없는 법이다. 성취하고자 하는 바를 굳게 결심한 뒤 그것을 향해 꾸준하게 정진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하며 훈련하고 또 훈련해야 숙달이 되어 최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골프 배움에서 질문은 항아리를 더 빨리 채우는 비결이다. 끝없이 불치하문해보라!

김영하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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