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지방 공모가 확정될 경우 유치전에 뛰어들거나 인근 지자체와 연대한다는 계획이다.
울산과 부산, 대구, 경남, 경북 등 영남권 5개 시·도지사로 구성된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는 17일 국립 이건희 미술관의 입지 선정과 관련,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내용의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앞서 지난 4월28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들이 소장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별도 전시관 설치 방안 검토를 지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 건립 추진 계획을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부산과 대구 등 전국 30여 개 지자체가 이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영남권 미래발전협은 각 지자체가 삼성가와의 학연이나 혈연, 지연 등 다양한 이유로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만큼 부작용이 심해지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지자체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유치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해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시설의 36% 이상, 미술관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편중된 만큼 지역민의 문화적 소외 극복을 위해 지방에 미술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남권미래발전협의회 회장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수도권에 비해 문화에서 절대적으로 소외된 지방의 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문화적 자산을 지역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며 “영남권 5개 시·도지사는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의 문화분권 확대, 공정하고 투명한 입지 선정을 위해 국립 이건희 미술관 입지를 지방을 대상으로 공모 절차로 추진해 줄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삼성가의 뿌리가 영남권에 있는 만큼 지방 대상 공모가 확정될 경우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근 부산과 대구가 이건희 미술관 부지 무상 제공을 약속하며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울산은 지방 대상 공모가 확정되면 본격적으로 유치 경쟁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지 제공 등 재정 여력은 부족한 만큼 유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될 경우 최인접지에 유치할 수 있도록 인근 지자체와 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