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방치’ 점골저수지 존폐 놓고 갈등
상태바
‘40년 방치’ 점골저수지 존폐 놓고 갈등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1.06.2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40년 가량 된 모 문중(門中) 소유 저수지의 폐쇄 및 개발행위를 놓고 문중과 남구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울산 남구 무거동 야산의 점골저수지 전경.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 남구 무거동 야산에 40년 가량 된 한 문중(門中) 소유 저수지의 폐쇄 및 개발을 두고 문중과 남구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문중 측은 저수지가 수십년째 기능과 역할을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데다 집중 호우 시 제방 붕괴 위험이 있어 구청이 나서서 폐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남구청은 오히려 빗물 저장 기능이 사라져 장마철이나 집중 호우시 산 아래 도심 하천에 범람 가능성 등 때문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20일 남구에 따르면 ‘광주안씨 판사공파중망성문회’에서 지난달 말 문중 소유의 점골저수지(무거동 948-14)를 매립해 개발하는 개발행위허가 신청서를 남구에 접수했다. 이 문중이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한 것은, 점골저수지의 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저수지 제방이 자칫 붕괴될 시 책임 소재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문중 측은 “점골저수지는 일제 강점기인 1935년께 수리조합과 몽리민(蒙利民)들에 의해 무거지역의 농경지에 관개용수로 사용돼오다 1980년께부터 무거지역이 도시화 됨에 따라 관개용 저수지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필요 없어져 폐쇄되다시피해 현재 관리자 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문작동이 되지 않아 저수지는 상시 만수위 상태다”라며 “특히 당시 제방은 흙으로 쌓아 만든 것으로 제방붕괴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저수지의 위치가 하류 도시화지역 보다 높고 주택가와 수로의 거리가 짧아 붕괴 시 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점골저수지 저수면적은 3200㎡에 저수량은 6500㎥(650만ℓ)이며, 홍수때는 수위가 1만여㎥ 정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균 수심은 3~5m 정도다. 저수지 인근에는 군데군데 소규모 텃밭이 조성돼 있는 등 주변은 난개발화 돼 있다.

문중 측은 지난해 연말에도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해 한 차례 반려된 바 있다. 문중 측은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남구청과 남구의회에 점골저수지 폐쇄 및 수로 재정비를 요구하는 진정과 민원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구는 사유재산 인데다 안전 문제 때문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저수지의 물을 빼고 폐쇄하면 장마철이나 집중호우시 기존 물 저장 기능이 없어져 인근 무거천이나 대학가 인근 도로에서 범람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안전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점골저수지가 문중회 소유의 사유지로 관련법상 우리 구 관리의 저수지로 보기 어려워 저수지 관리 및 폐쇄와 그에 따른 수로 설치도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면서 “다만 문중 측이 제기하는 안전성 문제 부분과 개발행위건에 대해서는 부서별로 검토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도시철도 1호선, 정차역 총 15개 조성
  • ‘녹슬고 벗겨진’ 대왕암 출렁다리 이용객 가슴 철렁
  • 울산 동구 주민도 잘 모르는 이 비경…울산시민 모두가 즐기게 만든다
  • [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3년뒤 가동 年900억 생산효과…울산 미래먹거리 책임질 열쇠
  • 제2의 여수 밤바다 노렸는데…‘장생포차’ 흐지부지
  • [울산 핫플‘여기 어때’](5)태화강 국가정원 - 6천만송이 꽃·테마정원 갖춘 힐링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