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우버스 노동자 해고사태 이후 8개월 만의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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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우버스 노동자 해고사태 이후 8개월 만의 ‘복직’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1.06.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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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해고 사태로 노사갈등을 빚었던 대우버스 울산공장이 21일부터 공장 재가동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대우버스지회 박재우 지회장이 정리해고 사태 이후 8개월만에 출근하는 조합원들과 포옹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시 이렇게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21일 오전 7시30분께 찾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 길천산업단지 내 자일대우버스 울산공장 정문 입구. 이날 이 곳에서는 ‘정리해고 복직 출근 행사’가 열렸다. 투쟁가(노동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직원들은 자가용 등을 이용해 하나 둘 회사로 들어왔고, 8시쯤 되자 직원들을 실은 대형버스가 잇따라 도착하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동료 직원들이 공장으로 들어서자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포옹을 하며 반겼다. 일부는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4일 350여명의 대규모 해고 사태로 실직된 이후 260일만에 일터로 복귀한 것이다. 또 사내 천막농성 투쟁을 시작한 이후로는 400일만에 공장이 정상화 됐다. 1년 넘게 투쟁과 갈등의 장소였던 대우버스 울산공장은 모처럼 웃음꽃이 넘쳤고, 적막했던 현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8개월만에 일터로 돌아온 직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조합원 임상국(50)씨는 “오랜만에 일터에 오니 감회가 새롭고, (투쟁의)결과가 잘 되어서 너무 뿌듯하다”며 “저는 그나마 맞벌이 가정이어서 버틸 수 있었지만 외벌이 하는 동료들은 8개월 동안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해진(52·전 지회장)씨는 “일터로 돌아왔으나 고용유지와 회사 매각 등 남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앞으로 노사가 합심해 조속한 공장 가동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는 절대 이러한 일이 없도록 경영진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진들도 공장 구석구석을 돌면서 조합원들을 반기며 격려와 함께 이제부터 합심해 같이 회사를 정상화 시킬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행사 직후 자신의 부서와 현장으로 돌아갔으나 이날은 쌓인 먼지 제거와 청소, 설비 점검 등 공장 정비만 이뤄졌다. 공장 재가동은 정비 등을 거쳐 최소 일주일은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본관 7층 접견실에서 대우버스 노조와 면담을 갖고 정리해고를 철회한 노사 합의에 대해 환영의 뜻을 전달했다.

송 시장은 “노사 상생과 협력의 결과를 이끌어낸 노사 양측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향후 진행될 공개 매각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겠다”며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 신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지역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향후 대우버스 공개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시와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며 “친환경 자동차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 노동자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가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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