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회 80%가 반대하고
소방·경찰도 부정적 반응
2021년 시립미술관 개관후
지정 여부 재논의 예정

울산 중구가 문화의 거리 일대 일부에 추진해온 ‘차없는 거리’ 지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인근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오는 2021년 인근 시립미술관 개관 후 차없는 거리 지정 여부를 재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문화의 거리 중 옛 울산초에서 크레존(옛 상업은행) 건물까지 약 105m 구간을 차없는 거리로 지정하는데 대한 여론조사와 주민서명을 받은 결과 반대 여론이 높았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상인들의 반발이 심했다. 문화의거리 상인회 48개 점포 중 약 20%에 해당하는 점포만 찬성 의견을 나타냈고 80%는 모두 반대했다.
경기 침체로 임대와 폐업이 속출하는데 해당 구간이 차없는 거리로 지정될 경우 인근 문화공영주차장 사용객 불편이 늘어 손님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또 거리 입점 상가들의 물건 상하차 등 불편도 한 요인이다. 소방과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받지 못했다.
중부소방서는 화재나 응급상황 발생시 출동·대처시간 지연과 초기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반대 의견을 냈다. 중부경찰서도 해당 구간이 차없는 거리로 지정될 경우 일방통행인 현 구조에서 운전자들 우회가 심해져 가뜩이나 교통난이 발생하고 있는 곳에 교통통행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중구는 이같은 의견을 반영해 차없는 거리 조성은 일단 보류키로 방침을 세웠다. 오는 2021년 시립미술관 개원 후 교통상황과 원도심 유입객 등을 고려해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구 관계자는 “원도심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안전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고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활력 넘치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차없는 거리 지정을 추진해왔다”며 “그러나 상인회 등 다수결이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일단 보류하고 시립미술관 개관 이후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