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전환 본격화…지역 차 부품업계 대응 시급]정부-완성차업체 미래전략 공유·플랫폼 구축
상태바
[미래차 전환 본격화…지역 차 부품업계 대응 시급]정부-완성차업체 미래전략 공유·플랫폼 구축
  • 이춘봉
  • 승인 2021.07.02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실태조사에서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47%가 미래차 전환에 따른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부품기업들은 변화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막상 변화를 위한 대응은 쉽사리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2~3차 협력사 상당수는 미래차 전환 대응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완성차 업체가 미래 전략을 공유하고 부품업계의 전환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부품업계, 전환 필요성은 공감

정부는 부품업계 위기에 선제 대응해 미래차 핵심부품 14종에 대한 기술 자립을 지원한다. 소재 국산화율을 현행 70%에서 95% 수준으로 제고하는 등 3대 전략 12개 세부 과제 추진을 위해 올해 2826억원을 투입한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울산지역 부품업계 역시 기술 개발 및 업종 전환의 필요성은 공감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은 울산시가 추진 중인 부품기업 지원 사업에 참여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배기 시스템을 생산하는 세종공업은 수소전기자 연료전지 스택에 들어가는 금속 분류판 생산을 위한 시제품 제작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배기 시스템은 내연기관 전용으로, 미래차 전환시 사라지는 대표적인 부품인 만큼 선제적으로 미래차 관련 기술을 개발해 업종을 전환한다는 취지다.

노형철 세종공업 책임은 “향후 수소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때를 대비해 고품질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시제품 제작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제품의 품질 관리 역량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아직 양산이 이뤄지거나 공급망이 구축된 상태가 아닌 협업 초기 단계 수준이지만, 신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2·3차 협력업체까지 파급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 역시 부품업계의 전환 대응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 산업 전환에 따른 미래협약을 요구하면서, 배터리와 전장부품, 반도체, 신소재 등 주요 부품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막대한 비용 탓 선제 대응 쉽지 않아

부품업계의 선제 대응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이다. 신기술 개발이나 업종 전환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자본이 필요하지만 실제 매출이 언제 발생할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8666개의 부품기업 중 경영 상황이 양호한 1차 협력사는 10.6%인 950곳에 불과하다. 2차 협력사는 4145곳, 3차 이하는 3871곳에 달하는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경영 여건은 열악하다.

울산에는 총 522개의 부품기업이 위치해 있다. 볼트와 지그 등 기타 부품을 제외하면 409개 기업이 운영 중이다. 1차 협력사는 총 43곳으로 전체의 10.5%를 차지하며, 2·3차 협력사는 366곳(89.5%)으로 전국 부품기업과 거의 비슷한 비율을 보인다.

매출액별로는 100억원 미만 부품기업이 7440곳으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100억~1000억원은 1371곳, 1000억원 이상은 155곳에 불과하다.

이는 미래차 전환을 위한 선제 대응이 시급하지만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아 계획 수립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는 부품기업의 80% 이상이 미래차 대응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미래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 같지만 지역 부품업체는 긴장감이 없고 대응 수준도 낮다”며 “성장 정체에 따른 고용 감소로 산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2·3차 협력사들의 전환 대응 역량도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완성차업계 마스터플랜 수립 필요

전문가들은 부품업체의 자금 여력 부족과 함께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미래차 전환 대응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1차 협력업체가 2~3차 협력업체들을 주도하는 수직적인 구조인 만큼 완성차업체가 부품을 수급하겠다고 확답해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완성차업체가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는 미래차 전환에 따른 부품업계 대응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냐는 질문에 별도의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완성차업계가 명확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해 부품업계의 대응을 이끌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무작정 위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부품업계 스스로가 전환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산테크노파크가 진행 중인 초소형 전기차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노종상 우수티엠엠 대표는 “앞으로의 발전 방향과 사업 전환 등에 맞춰 지원 사업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회사도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전환 방향 등을 기획하고 검토해서 완성차업계와 협의해야지, 그저 기다려서는 아무 것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