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온두라스를 꺾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5년 전 4강 진출을 가로막은 온두라스에 대한 설욕은 상대의 자멸로 수월하게 이뤄졌다.
한국은 28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3차전 최종전에서 황의조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6대0으로 완승했다.
온두라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에서 우리 대표팀에 0대1 패배를 안겨 4강 진출을 좌절시킨 팀이다. 하지만 이번 도쿄 대회에서는 스스로 제 발등을 찍고는 김학범호에 8강행 티켓을 헌납했다.
온두라스는 이날 불필요한 반칙으로 세 개의 페널티킥을 내줬고, 수비수 카를로스 멜렌데스의 퇴장으로 전반 39분부터는 10명으로 싸웠다.
한국은 황의조(보르도)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웠고 좌우 날개에 김진야(서울)와 이동준(울산)을 배치했다. 중원에는 권창훈(수원), 원두재, 김진규(부산)가 자리했고 수비라인에는 설영우(울산), 정태욱(대구), 박지수(김천), 강윤성(제주)이 포진했다. 골키퍼 장갑은 송범근(전북)이 꼈다.
경기 초반부터 잇단 유효슈팅으로 기세를 잡은 한국은 전반 12분 이동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의조가 성공시켜 선취골을 얻어냈다. 전반 17분에는 온두라스의 반칙으로 또다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원두재가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온두라스는 전반 39분 퇴장까지 당하며 무너졌다. 멜렌데스는 이동준에게 돌파를 허용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을 막아보려고 뒤에서 끌어안아 레드카드를 받고 물러났다. 추가시간에는 황의조가 추가골을 넣어 3대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끝냈다.
대표팀은 후반전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4분 김진야가 온두라스 수비수의 태클에 넘어지자 주심은 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황의조는 침착하게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김학범 감독은 승리를 확신하고는 황의조, 강윤성(제주), 원두재, 권창훈(수원) 등을 차례로 불러들였고 이 사이 김진야, 교체로 들어간 이강인(발렌시아)까지 골 맛을 보면서 8강행을 자축했다.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A조의 멕시코나 프랑스와 31일 오후 8강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