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형 폐선·폐역부지 활용방안은?]폐철도, 연간 100만명 찾는 대표 관광시설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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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형 폐선·폐역부지 활용방안은?]폐철도, 연간 100만명 찾는 대표 관광시설로 재탄생
  • 정세홍
  • 승인 2021.08.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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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기기관차 탑승을 위해 기다리는 관광객들.

지난 11일 찾은 전남 곡성군 섬진강기차마을. 매표소로 향하는 길에 오래된 옛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에서 촬영됐던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으로 쓰였던 건물들이다. 매표소에서 50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공원 내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사랑 상품권 2000원을 지급해준다. 실질적 입장료는 3000원인 셈이다. 옛 곡성역 형태로 꾸며진 출입문을 지나면 증기기관차 승강장이 있다. 올해로 운행한 지 10여년이 넘어 시설이 노후화되자 곡성군은 지난해 증기기관차를 ‘뉴트로’ 방식으로 리모델링했다.

▲ 옛 곡성역의 건물이 매표소로 이용되고 있다.
▲ 옛 곡성역의 건물이 매표소로 이용되고 있다.

승강장에서 증기기관차를 타면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10㎞ 구간을 왕복한다. 열차는 섬진강의 물결처럼 시속 30㎞의 느린 속도로 천천히 간다. 칙칙폭폭 소리를 내며 달리는 증기기관차는 정차시간 포함해 왕복 1시간20분 가량 소요된다. 객실 내부는 옛 증기기관차 내부 모습 그대로 꾸며 40~50대 중장년 승객들은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정차역인 가정역에는 섬진강출렁다리도 있다. 다시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오면 천사(1004) 장미공원, 추억여행체험관, 로즈카카오체험관 등 기차 말고도 즐길거리가 한가득이다. 천사(1004) 장미공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1004개 종류의 유럽 장미가 식재된 4만여㎡ 규모의 공원이다.
 

▲ 섬진강 기차마을의 전경.
▲ 섬진강 기차마을의 전경.

◇폐선·폐역의 재탄생…관광자원화만이 살길

섬진강기차마을이 위치한 전남 곡성군은 지난달 기준 인구가 2만7000여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산촌 마을이다. 고령인구가 많아 갈수록 인구감소 추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기차마을을 제외하곤 별다른 관광시설도 없는 작은 도시엔 2019년과 지난해 연간 4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았다. 이마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든 수치다.

곡성군은 지난 2000년 섬진강기차마을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지난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전남 익산~여수를 잇는 전라선 열차가 구 곡성역을 다녔지만, 전라선 복선화사업에 따라 철로가 옮겨졌다. 곡성역은 현재 위치로 자리를 옮겨갔고 구 곡성역~현재 가정역까지 13.2㎞에 이르는 기찻길은 폐철도로 남게 됐다.

구 곡성역은 지난 1933년 전라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전라선 선로 이설에 따라 역사는 곡성읍으로 신축·이전됐다. 역사 성곽 형태가 독특한 모양으로 지어져 용문역, 탑리역과 함께 인기있는 철도여행지로 꼽힌다.

곡성군이 2000년대 초 폐역과 폐선을 활용해 기차마을 관광개발사업에 착수할 때만 해도 지역사회에서 여론은 좋지 않았다. 폐선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탓이다. 하지만 곡성군이 기댈 곳은 기존 철로의 활용법을 모색, 활용법을 극대화하는 방법 뿐이었다. 이같은 절실함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부지를 매입,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제작해 운행을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증기기관차는 연간 20만명이, 레일바이크는 연간 10만여명이 찾는 곡성군의 대표 관광시설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곡성군 관광사업의 50% 이상을 섬진강기차마을이 차지하고 있다.

이공연 기차마을 관리팀장은 “현재는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고 운영인력 채용 등 지역사회에도 고용창출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섬진강 기차마을 내에 있는 로즈카카오 체험관.
▲ 섬진강 기차마을 내에 있는 로즈카카오 체험관.

◇차별화 요소 극대화…일자리 창출도

곡성군에 따르면 섬진강기차마을 방문객은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피하지 못했다. 연간 100만명이 넘던 입장객은 지난해와 2019년 40만명 수준으로 줄었고 입장수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곡성군은 신종코로나로 인한 입장객 총량 제한 등의 극한 상황 속에서도 경쟁력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노후화 시설을 보수하는 등 시설 업그레이드하는 데 적기라고 판단하고 현재 시간을 기존 컨텐츠에 추가적인 컨텐츠 보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곡성군은 10여년 전부터 기차마을 내에서 세계장미축제를 개최해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는 신종코로나로 축제가 취소됐지만, 그 전까지는 매년 5월 축제기간에 3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곡성군을 찾는다. 기차를 테마로 한 테마파크에 장미공원을 조성해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장미공원에는 코키아 등 인기를 끌만한 새 품종을 심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글=정세홍기자·사진=김도현기자

[인터뷰] / 이공연 섬진강기차마을 관리팀장
“지역특색 활용한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해야”

 

▲ 이공연 섬진강기차마을 관리팀장.
▲ 이공연 섬진강기차마을 관리팀장.

-기차마을 조성 계기는.

“곡성은 인구는 적고 주민들도 고령인 곳이다. 우리가 모색해야 할 길은 관광뿐이라는 절실한 상황에서 전 직원들이 폐선과 폐역을 활용한 특색있는 지역 관광자원 조성에 사활을 걸었다. 기차테마파크로 시작했지만 다른 관광지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게 된다”

-울산도 폐선·폐역부지가 있다. 활용방안 모색시 고려해야 할 점은.

“다른 곳과 똑같이 해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폐선·폐역에 지역특성을 활용한 경쟁력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인력도 많이 들어갈 거고 운영하면 지역사회 환원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활용방법 모색 이후 경제성 분석까지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곡성의 경우 주변에 비슷한 시설이 없어서 성공할 수 있었다. 만약 비슷한 컨셉이 인접한 도시에 있었다면 이만큼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입장료의 40%(2000원)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것도 지역사회 환원 방법을 고민하다가 만들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손해지만 지역주민 입장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지역 특색을 찾는 게 가장 먼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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