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구유동 판지항도 그 중의 하나다. 마을이 바다와 근접 거리에 있는 항구로 최근들어 카페와 캠핑장 등으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이다. 이 마을은 해안도로의 침수가 잦은 곳이다. 약 150m에 달하는 해안도로는 여름~가을 장마철에는 침수피해가 잇따르고 겨울에는 너울성 파도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마을 주민들은 “상업시설의 증가로 인해 방문객과 차량통행이 많아졌다”면서 “테트라포드와 제방 설립 등의 안전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곳의 사정을 잘 모르는 외지인들은 파도가 심하게 쳐도 해안가에 머무르다가 안전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구가 해안도로 침수문제를 파악하고 정비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시가 급하다. 자칫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이 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주전~강동에 이르는 바닷가 마을 곳곳이 카페촌으로 급변하면서 적잖은 문제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멀리 여행을 할 수 없는데다 집안에만 있기에 답답해하는 많은 시민들이 주말이면 가까운 바닷가로 몰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금도 주전동의 해안도로는 주말 저녁이면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주차장 부족으로 인해 도로 양 옆으로 주차가 돼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자원으로 하는 상업시설과 공공 레포츠 시설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 뻔하다. 주전에서 강동에 이르는 해안 마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때다.
수변공간은 공공자원이다. 누구나 바다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사유재산이라고 해서 제각각 마음대로 건물을 짓도록 해서도 안 된다. 원활한 교통을 위한 도로 개선은 물론이고 주차장 확보와 안전시설 구축에 더해 건축물 규제도 필요하다. 통일감 있는 건축물들이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관광지가 된 곳들이 많다. 더 늦기 전에 울산지역의 바닷가 마을들이 제각각 개성 있는 마을로 발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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