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혁신도시가 KTX역 인근에 조성되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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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혁신도시가 KTX역 인근에 조성되었더라면
  • 경상일보
  • 승인 2021.09.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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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동형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전 울산테크노파크원장

울산 중구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혁신도시를 지나치다 보면 놀라는 일이 있다. 명색이 혁신도시인데 많은 공공기관 건물만 긴 거리를 채우고 있을 뿐 그럴듯한 기업들은 보이지 않는다. 혁신도시란 이전한 공공기관중심으로 기업, 대학·연구소 등이 협력하는 도시개념인데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혁신도시에 비즈니스를 위해 출장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경부고속도로와 KTX역으로부터 멀어 교통이 불편하다고 한다.

혁신도시 조성을 믿고 조성된 상가 거리는 한산하고 아직도 공실이 많다. 상가를 분양 받은 많은 사람들은 공실과 임대료문제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혁신도시 조성사업은 10여년전 시작되어 공적자금 약 1조원 이상이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으로 울산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사업이다.

한 국가의 생존전략을 다루는데는 지정학이 있듯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도시의 발전도 주변 도시의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여 발전전략을 모색하여야 한다. 더구나 경제성장의 과실이 지역으로 낙수효과가 있었던 고도성장이 끝나고 저성장체제로 진입한 현 상황에서는 투자의 방향성이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울산의 지정학은 어떠한가? 동서가 긴 타원형인 울산은 남쪽으로 부산, 남서쪽으로는 양산, 북쪽으로는 경주와 접하고 있다. 부산은 주거 환경 등 도시 매력도가 울산보다 뛰어나며 양산은 나름 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도시이다. 울산 산업과 도심 지역은 울산항만이 있는 동쪽에 치우쳐 있고 핵심 교통축인 경부고속도로와 KTX는 서쪽에 치우쳐 있다. 앞으로 울산의 미래를 담보할 확장성 있는 전략적 지역은 어디일까? 핵심 교통축과 만나고 울산과 산업이나 정주 여건 측면에서 경쟁하는 부산과 양산의 광역성장축상에 KTX역이 입지한 울산 서부권이 아닐까 한다.

만약 혁신도시가 10여년전에 KTX역 인근부지에 조성되었더라면 울산은 지금 보다 높은 차원에서 도시개발을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수도권과 부산를 잇는 경부 교통축의 핵심에 위치하여 부산, 양산, 대구 등 으로 분산되는 비즈니스기회를 모아 보다 많은 인구가 왕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기술혁명시대에 우수한 공과대학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주변에 대규모 산학협력기반의 첨단기술협력단지 조성이 가능해지고 유망 기술기업을 유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아가 최근 개관한 전시컨벤션 센터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공기관, 대학, 전시관, 기술기업 등이 집적화된 KTX역 인근지역은 동남권 비즈니스허브로 발전하여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나아가 최근 울산에서 대규모로 인구가 유출되고 있는 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방파제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규모 공공투자를 결정할 때는 장기 미래도시개발 전략하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당면한 현재보다는 미래전망, 지역 및 단체의 이익보다는 전체도시 계획 측면에서 결정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큰 기회 비용을 치르게 된다. 1960년대 공업단지 조성으로 도시 발전을 시작한 울산이 10여년전 혁신도시 조성사업을 잘 활용했으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울산은 KTX 역세권 부근에 복합특화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울산시는 도시 공간 구조를 구도심(중구·남구)과 신도심(언양·삼남)의 2도심 체제로 개편하고 있다고 한다. 판교와 같은 도심융합특구를 조성하고자 하는 논의도 활발하다.

저성장시대의 공공투자는 많은 개별적인 사업을 벌리는 것 보다 어떻게 하면 도시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지역에 전략적 투자를 할 수 있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공적재원은 한정적이므로 전략적으로 실효성있게 투자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늦었지만 울산 지정학의 관점에서 전략적 요충 지역이라 할 수 있는 KTX역 인근이 새로운 발전축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차동형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전 울산테크노파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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