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요실금 생각보다 많아
남성 요실금 환자는 여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아 정확한 집계가 쉽지 않다. 일부에선 남성 요실금 환자가 지난 2009년 8000명대에서 2014년 1만명대로 25% 증가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성 요실금은 아직 증상을 잘 알지 못해서, 혹은 부끄러운 생각에 병원을 잘 찾지 않기 때문에 실제 통계보다 더 많은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성에게 요실금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로 인한 전립선 비대증과 관련 있다. 전립선이 커지면 내부에 있는 요도를 압박한다. 이에 따라 방광이 소변을 배출하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쓰면서 예민해진다. 요의(소변이 마려운 느낌)가 급하게 생기고 소변을 흘리는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요실금이 생기기도 한다. 젊은층에 생기는 요실금은 방광염, 전립선염, 요도염 등 요로감염에 의한 염증으로 발생한 경우다. 감염이 일어나면 방광과 하부 요로계가 과도한 자극을 받게 돼 요의가 있으면 잘 참지 못하는 절박성 요실금이 생긴다.
최영훈 울산제일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연령과 관계없이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경우는 심한 변비로 방광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다”며 “전립선·골반 내 장기의 종양으로 인한 수술,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뇨장애 동반 가능성 커
남성 요실금 증상은 여성과 크게 차이는 없다. 증상은 기침, 딸꾹질, 웃음, 운동 등 배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과 요의감이 있을 때 화장실까지 가는 도중 참지 못하고 중간에 새어 나오는 절박성 요실금이 있다.
다만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요절박 등의 다른 배뇨장애 증상들과 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남성 요실금 치료를 위해서는 생활 습관의 교정과 골반 근육 운동,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 등이 있다.
우선 생활 습관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 복부 비만이 있으면 체중감량이 필요하며 적절한 수분 섭취의 조절, 변비 치료, 금연, 금주 등이 우선돼야 한다. 또 여성 요실금 치료에 도움이 되는 케겔운동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최 전문의는 “요실금 증상이 지속하면 방광 내 압력이 높아져 방광과 연결된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남성 요실금은 다른 배뇨장애를 동반한 경우가 많기에 적절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수술적 치료는 여성과 조금 다르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생긴 요실금의 경우 전립선 비대증 수술치료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고, 골반 장기 수술 후 발생한 요실금의 경우 인공 괄약근 삽입술 등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생활 습관 교정이 중요
주로 요로계 감염으로 요실금이 발생하는 젊은층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방광의 노화나 전립선 비대증과 같은 요로계 기능 장애로 요실금이 많이 발생하는 중·장년층의 경우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를 지속할 경우 회복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비만, 당뇨, 고혈압, 변비 등의 만성 질환이 있으면 치료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고 재발 우려가 높다. 또 흡연할 경우 그 자체가 방광에 과도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요실금 증상을 악화시키고 기침을 유발해 복압성 요실금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과도한 음주는 소변량을 단시간에 과도하게 증가 시켜 요절박이나 빈뇨를 유발해 요실금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커피나 콜라, 차 등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 역시 마찬가지다.
최 전문의는 “이런 잘못된 생활 습관과 만성 질환은 요실금의 치료를 어렵게 하고 요실금 재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장기간 지속하는 남성 요실금은 대부분 만성 질환에 그 원인이 있는 만큼 평소의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성 요실금 예방을 위해서는 치료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하게 생활 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소변보는 도중 인위적으로 멈출 때 긴장되는 골반 근육을 평소에 5초 정도 긴장시켰다가 10초 정도 천천히 이완 시켜 주는 케겔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 된다. 또 코어 근육운동이라 불리는 복부 근육과 허리 근육 운동도 도움 된다. 이 밖에도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잘 참지 못해 발생하는 절박성 요실금이라면 단계적으로 소변을 참아보는 방광 훈련을 반복하면 증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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