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창간 32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제19회 울산커플마라톤대회는 지난 2~10일 울산대공원 남문광장에서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대회는 5㎞와 10㎞ 코스로 나눠 진행됐으며, 대회기간 총 150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온가족이 함께 하거나 연인간, 손녀와의 마라톤데이트에 나선 외할아버지, 대구에서 나홀로 대회에 참석한 마라톤 마니아 등 이색 참가자들이 눈길을 확 끌었다.

○…올해 울산커플마라톤대회에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단체는 울산농협지역본부다. 울산농협은 마라톤대회에 총 160명이 등록했으며, 대회 마지막날인 10일에는 총 70여명이 참석했다. 신종코로나 사태로 부서간 교류가 축소되면서 오랜만에 만난 울산농협 직원들은 출발 전 소규모로 그룹을 이뤄 준비운동을 하고 서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울산농협 관계자는 “올해도 신종코로나로 내부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거나 축소돼 이번 행사가 오랜만에 전법인 직원들이 모여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며 “마라톤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전 법인과 노사가 함께하는 자리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소 마라톤 대회를 즐겨찾는 복성일(38)씨는 이날 아내와 자녀 등 온가족이 함께 대회장을 찾았다. 복씨는 “일년에 2~3번은 꼭 마라톤대회에 참석하지만 최근 신종코로나로 인해 각종 대회가 줄어들면서 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그러던 중 SNS를 통해 알게된 커플마라톤대회에 처음 참석했다. 특히 커플마라톤대회인 만큼 평소에는 혼자 뛰었지만 오늘은 아내와 함께 뛰게돼 기분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병휘(24)·강민진(24)씨 커플은 처음으로 커플마라톤대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길가에 있는 커플마라톤 홍보물을 보고 소식을 접해 마라톤을 준비하게 됐다. 마라톤 완주를 위해 최근에 달리기를 하기 시작했다”면서 “어쩌다보니 마라톤이 우리의 목표가 됐다. 커플마라톤을 시작으로 마라톤에 계속 도전할 것이다. 오늘도 10㎞ 코스를 꼭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마니아인 허재모(45)씨는 커플마라톤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마라톤에 나섰다. 허씨는 “커플마라톤이라고 모두 커플로 마라톤에 도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 이번 대회를 위해 혼자서 대구에서 울산까지 왔다”며 “신종코로나 유행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마라톤이 없는데 비대면으로 마라톤을 진행하니 달리기도 할 수 있고, 울산관광도 덩달아 하게돼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박용민(32)씨는 친구 3명과 함께 마라톤에 도전했다. 유부남인 친구들 사이에서 박씨만 유일하게 미혼이다. 박씨는 “나도 커플이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서 친구들을 불러서 커플마라톤을 뛰게 됐다. 다음해에는 연인과 함께 꼭 참가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외할아버지와 손녀로 구성된 박준삼(70)·곽유림(11) 커플은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함께 출전했다. 평소에도 울산에서 열리는 모든 마라톤대회에 참석할 만큼 마라톤을 즐기는 박씨는 손녀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박씨는 “이번 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해 어제도 12㎞ 산악구보를 손녀와 함께 뛰었다. 손녀가 잘 따라와주면 앞으로도 울산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전부 데리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곽유림양은 “할아버지와 마라톤대회에 처음 나가 너무 기대되고 흥분된다. 할아버지와 함께라면 뭐든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평소 울산한우리마라톤 동호회에서 매주 울산대공원을 반려동물과 함께 뛰는 여민제(66)씨는 이번 커플마라톤대회에도 어김없이 강아지와 함께 참석했다. 여민제씨는 “커플 마라톤 참석은 처음인데 가족적인 분위기의 마라톤이라 기대가 된다”며 “우리 강아지에게도 완주메달을 줘야하는것 아니냐”며 웃음을 지었다. 글=이우사·김정휘기자
사진=김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