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보임 논란에 과정 확인
정갑윤·이채익 의원도 사정권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은 28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충돌사건(국회 선진화법 위반혐의) 수사와 관련해 국회를 전방위로 압수수색을 펼쳤다.
검찰이 21대 총선을 130여일 앞두고 있는 이날 국회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여야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전방위 수사가 본격화 됨에따라 울산지역 한국당 정갑윤(중), 이채익(남갑) 의원이 검찰의 사정권에 들어간 상황이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이미 검찰에 자진출석, 당 소속의원들에 대한 정당방위를 들어 ‘억울함’을 주장했으나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국회와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조광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 국회 운영위원회 전문위원실과 국회기록보존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와 컴퓨터 자료 등을 확보하는등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패스트트랙 처리와 관련해 논란이 되는 ‘회기 중 사보임 불가’ 여부와 관련해 당시 국회법 처리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이번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했던 한국당은 4월 당시 바른미래당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 사보임에서 시작된 패스트트랙 처리를 저지한 행위도 정당했다는 논리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국회법 48조 6항이다. 임시회의 경우 회기 중에 위원회 위원을 개선(위원이 사퇴하거나 새로 선출되는 일)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그러나 검찰은 2003년 이 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국회 의결 후 일부 문구에 변경이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가 의결한 변경 전 문구는 ‘동일 회기’에만 위원회 개선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변경되기 전의 법 조항을 적용하면 한국당의 ‘불법 사보임’ 주장의 근거가 미약해질 수 있다. ‘동일’ 문구는 개정 당시 국회 의안과가 법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이 불법 사보임을 주장하는 바른미래당 오신환·권은희 의원은 회기 중에 사퇴했지만 선임된 회기와 사퇴한 회기가 다르다. 현행 규정을 따르면 불법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과거의 ‘동일 회기’ 기준을 적용한다면 합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공포된 법률이 국회의 의결과 다른 경우, 국회의 본회의 의결 내용을 우선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결정을 이번 논란에 적용한다면 변경 전 ‘동일 회기’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 셈이 된다. 검찰은 이에 따라 ‘동일 회기’ 기준을 적용해 당시 사보임을 합법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