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이같은 기류는 경선 막판 이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대장동 의혹의 영향이 컸다고 판단, 특검 외에는 진상규명의 길이 없다는 메시지를 지렛대 삼아 여당을 전방위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1일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 대해 “구린내 나는 시궁창 중앙에 몸을 푹 적시고 앉아 과실을 향유하던 분이 생뚱맞게 악취 타령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의 부패 비리를 뿌리 뽑겠다’는 이 지사의 전날 연설 내용을 거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만약 도적 떼 두령이 동네 양아치의 잘잘못을 타박하며 혼쭐내겠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그 말을 믿겠나”라고도 덧붙였다.
임승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경선 결과는 이재명식 아수라 정치를 중단하라는 마지막 경고다. 이 후보는 조속히 특검을 수용해 국민 앞에 최소한의 염치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장동 의혹과 특검을 고리로 여당의 내부 분열까지 내심 기대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결선 투표까지 요청한 상황에서 여당의 자중지란 양상이 이어진다면 대장동 이슈를 키우려는 야당으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전날 이 후보 선출 직후 ‘본선에서의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민주당 경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도 대장동 게이트를 이재명 게이트로 인정한 것이다. 철저한 진실 규명을 위해 정파를 떠나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비리 후보로는 안 된다는 민주당 대의원들의 심판”이라며 “야당은 깨끗한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버티면 여당 대선후보가 투표 전에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올 것”이라고 압박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CBS 라디오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지금은 요행스럽게 후보로 뽑혔는지 모르나, 끝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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