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경북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플랫폼싱크로 10m 경기. 최유정·박민주(무거고3)는 1라운드에서 3위에 올랐다. 당시 1위 팀과는 7점차였다. 2라운드에서도 1위팀과 15점 차이로 3위에 오른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 훌륭한 연기로 2위를 탈환했다. 4라운드에는 1위마저 탈환한 두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3점차로 짜릿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최유정·박민주 두 선수는 이번 대회 10m 금메달에 이어서 함께 호흡을 맞춘 3m 스프링 싱크로다이빙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두 선수는 평소 학교와 인접한 문수수영장에서 다이빙 훈련을 해왔다. 전국체전을 준비하며 울산에서는 다이빙 훈련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하지만 내년 울산 전국체전 개최를 위해 문수수영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전국체전을 앞두고 울산에서 다이빙 훈련을 할 수가 없게 됐다. 이에 두 선수는 수업이 끝난 뒤 늦은 시간까지 부산 사직체육관 수영장을 찾았다. 4~5일 정도 훈련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산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수영장 운영이 폐쇄되는 등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결국 두 선수는 다이빙 선수들임에도 불구, 수영장에서 다이빙 훈련을 하지 못하고 학교 강당에서 약 6개월간 지상 훈련만 했다. 전국체전 개회를 앞두고 10여일간 김천 실내수영장 전지훈련을 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두 선수는 대회가 시작되자 훈련을 하지 못한 건 상관없다는 듯이 멋진 연기를 펼쳤고 투지와 끈기로 4라운드에서는 1위를 탈환, 결국 꿈에 그리던 전국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역경을 극복한 값진 메달이었다.
최유정은 “다이빙 보드에서 입수를 못했지만, 학교 체육관에서 지상 훈련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민주는 “문수수영장 공사 때문에 다이빙 훈련을 할 수 없어서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는데 금메달을 따서 보상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