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재보호 정책 유연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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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재보호 정책 유연성이 필요하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0.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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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이 언양읍성 성곽 안쪽 9만여㎡에 대해 2024년까지 개발행위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 곳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건축행위 허용기준 1구역이다. 건축행위를 하기 전에 문화재청의 사전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건축행위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런데 울주군이 향후 3년간은 무조건 건축허가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언양읍성 정비 계획이 완전히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개발행위가 이뤄질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언양읍성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무분별한 개발행위의 제한은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수십년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지주들의 입장에서보면 마냥 묶어둘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에 고시된 부지는 총 121필지로, 96.3%(8만6936㎡)가 사유지다. 지목으로 보면 전답이 대부분이고, 대지는 35필지 9636㎡다. 국·공유지는 3.7%인 3387㎡에 불과하다. 울주군이 이번에 개발행위를 제한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한 육류도매업체가 이 곳에 소매점 개설 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문화재청의 협의를 거쳐 현상변경 허가를 받았다. 자칫 언양읍성 내에 음식점이 들어서는 신호탄이 될 뻔 했으나 울주군이 건축신고를 취소해 일단은 막았다. 해당업체는 울주군수를 상대로 건축신고취소처분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해놓고 있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2024년이라는 개발행위 제한 기한으로 옮겨간다. 그 때까지는 언양읍성 보존에 있어서나, 사유재산 행사에 있어서나 의미 있는 결과로 내놓아야 한다. 특히 무조건적으로 성곽이나 내부 건축물의 복원을 주장하는 경직된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된다. 복원한다고 문화재적 가치가 되살아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유구를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역사성을 더 확고하게 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유구 주변의 유의미한 공간도 국가가 확보해야 한다. 그런 다음 남은 사유지에 대해서는 문화재구역에 어울리는 활용방안을 제시해주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문화재보호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울주군의 문화재보호에 대한 사고의 경직성은 목도상록수림 출입제한을 10년 더 연장하기로 한데서도 드러난다. 천연기념물 65호인 목도는 지난 30년동안 출입이 제한돼 왔다. 올 연말 세번째 제한 기한 10년이 종료되는 시점인데, 울주군이 또다시 10년을 더 제한하자는 의견을 문화재청에 냈다고 한다. 목도는 울산시민들에게 ‘잃어버린 고향’이다. 주민이 아니더라도 많은 시민들에게 소풍과 화전놀이의 아련한 추억이 있는 장소다. 개방해도 좋을 만큼 생태도 회복됐다. 문화재청은 다음달 24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연장여부를 결정한다. 목도를 떠나온 실향민들은 이미 연로하다. 더 늦기 전에 목도를 개방하는 유연한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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