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은 당초 지난 21일부터 28일 오전 10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2021년 영남알프스 완등 기념은화 추가 제작구매’ 입찰을 마감일 하루 전인 27일 전격 중단했다. 해당 입찰은 13억원을 투입해 개당 6만5000원 상당의 기념은화 2만개를 제작하는 사업이다.
군은 제품 사양서에 기념은화 디자인을 비롯해 발행국가 지브롤터, 액면가 1크라운 등의 세부 내용을 담았다. 영국령 지브롤터로부터 화폐 성격의 기념은화 발행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였지만 과업지시서에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아 울주군 담당 부서에 관련 문의가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화폐 기능이 없는 기념 메달을 제작할 예정이었던 군은 지브롤터 조폐공사의 승인을 받은 기념 은화를 제작하겠다고 제안한 업체와 계약하면서 현재 기념은화가 탄생했다. 화폐 가치가 있다보니 상징성도 더해졌다. 지난 7월부터 지급되면서 1차 제작된 기념은화 1만개가 소진됐다. 군은 추가 제작하는 기념은화 역시 기존 제품과 동일해야 하다보니 지브롤터 승인 조건을 사양서에 담았다.
하지만 한 업체 관계자는 “지브롤터로부터 승인받은 기념은화를 제작·납품해달라는 조건을 이행하는게 쉽지 않고, 결국 기존업체를 염두에 둔 입찰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 발행하는 기념은화다보니 상징성 차원에서 화폐 기능을 갖춘 제품을 제안한 업체를 처음에 선정했고, 추가 제작분 역시 동일 제품을 지급하겠다는게 군의 원칙”이라며 “만약 기존 업체만 가능한 조건이라면 법률 자문을 거쳐 수의계약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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