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담론-예술, 삶을 바꾸다]예술분야 내실 다져 ‘문화도시 울산’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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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문화담론-예술, 삶을 바꾸다]예술분야 내실 다져 ‘문화도시 울산’ 추진해야
  • 홍영진 기자
  • 승인 2019.12.10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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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끝) 기본부터 다져야 할 미술도시 비전 전략
 

울산, 예술 연계 사회시스템 열악
역량있는 작가 발굴·성장지원 미흡
일부 집단 예산 주워먹기에만 급급
큐레이터 등 중개자 인프라 태부족
불황에 안정적 갤러리 운영도 부담

최근 송철호 시장이 문화예술관계자들과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2년 뒤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도 대화 주제에 잠시 올랐다고 한다. 이 기회에 우리 사는 울산과 미술문화발전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조금더 언급하고자 한다.

필자의 상식과 경험에 준하여 먼저 미술계의 기본적인 인적 구조를 살펴보면, 지역에서 문화예술 생산자로 안착하기가 의외로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미술전공자들이 졸업 후 전문작가가 될 확률은 20분의 1도 안되고, 전문작가가 된다고 해도 지역의 미술계에서는 혈연, 지연, 학연이 가진 난맥상에 죄절 되거나 권위 있는 협회 등의 이른바 체제에서 일방적으로 행하는 난기류에 표류하기 쉽다.

특히 울산은 인맥이나 제도권 안팎 포지션이 작가 진출이나 성장의 공정성과 유연함을 호도하고 있어서 역량 있는 작가의 발굴이나 성장 가능성도 저해되고 작품에 대한 평가도 애매해져 있다. 미숙한 시스템에 역행해 독자적으로 작품에만 천착 하는 작가는 시스템에서 배제되므로 작가주의를 고수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지역의 예술 문화를 이끌어야 할 집단의 리더들이, 문화예술 활동가를 지원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보다는 광역시 이후 뒤늦게 정비 중인 문화예술 체제 정비 사업에 편승해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가 허다했다. 지역 미술인을 대표하는 부류가 지자체 예산 주워 먹기에 맛 들려 있는 이상 지역 미술 발전은 그만큼 속이 채워지기가 어려우며, 미술인 스스로 문화발전에 장애와 한계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우리 지역에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중개자도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에서 큐레이터나 아트딜러를 보기 어렵다. 작가들의 작품 발표를 책임지는 기획이나 유통에 필요한 전문적인 갤러리스트 집단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서 인적 시스템이 더욱 부실한 경우이다.

▲ 오나경 서양화가·융합인재교육 컨설턴터

물적 시스템의 기본 점검 상태도 마찬가지다. 근래 국가와 지역의 경제 불황이 계속되면서 빈 점포가 즐비하니 지역 상권이 눈에 보이게 축소되고, 경제 활동하는 사람들의 푸념이 갈수록 짙어진다. 그 와중에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1차 집단이라 할 수 있는 작가들의 활동에 대한 고민은 말할 수 없이 커졌다. 지역 문화가 정치 체제와 연결되어 있어 제도권 밖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기회가 적다는 지적은 차치하고, 우선 상업 갤러리가 연명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와 같이 미술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갤러리는 작업실 밖과의 소통 창구이다. 생산한 콘텐츠를 소개하고 판매로 연결해 예술가가 양식을 구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우리 지역에는 제대로 자본을 갖추고 작가들을 후원하며 본격적으로 전시 기획을 하고 작가를 지역 밖으로 연결할 역량을 갖춘 갤러리가 없다. 순전히 갤러리 대표자들의 문화적 사명감만으로 간간이 이어지는 소규모 전시가 대부분이다. 초대전이나 기획전이라 하더라도 명목과 다르게 형식과 이름만 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시하는 작가들에게 부담을 줄 수밖에 없으며 갤러리 또한 유지비와 경비가 아무리 적게 소요된다 해도 전시를 할수록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작가는 미술품을 생산하고 갤러리는 생산된 작품을 전시하고 유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는 한 문화예술 향유자의 결핍감도 불식될 수가 없다. 이권 개입이나 이름 내기에 급급하지 않고 작품에 천착하는 작가주의가 안착되고, 문화로 봉사한다는 의식과 자본을 겸비한 중개자가 갤러리를 안정되게 운영하여 지역의 미술 콘텐츠를 확산시켜 나가고, 지역 행정가들은 기초, 기본을 점검하여 건강하게 지원하는 행정력을 키워야 한다.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에 부응할 기초적이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가장 큰 전략이 되어 문화도시 비전을 밝혀야 할 것이다.

오나경 서양화가·융합인재교육 컨설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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