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립미술관 시대…‘미술도시 울산’의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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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립미술관 시대…‘미술도시 울산’의 새로운 시작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1.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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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이 6일 개관했다. 드디어 울산에서도 공립미술관 시대가 열렸다. 경복궁에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1969년으로부터 무려 53년만이다. 울산이 우리나라 17개 광역단체 중 막내라고 해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두드러진 장점을 갖고 있어 우리 미술계의 주목을 끌며 출발했다. 우선 입지가 어느 미술관 보다 훌륭하다. 접근성이 뛰어난 원도심의 중심에 자리함으로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비견된다. 대개 도시가 형성되고 난 뒤 설립되는 공립미술관들이 한적한 도시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굳이 특별한 기획전이 없더라도, 주민들 누구나 쉽게 모임을 갖고,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산책을 하는 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다. 사방에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고, 이웃한 울산초교나 동헌과 유기적 공간으로 조성한다면 공동체의 광장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어렵지 않다.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된 일본 가나자와 21세기미술관에 못지 않은 입지조건이다.

또 하나는 미술관의 주제가 디지털미디어아트라는 것이다. 미디어아트는 현대미술의 흐름이자 미래다. 개관기념전으로 마련된 5개의 전시회는 평면, 입체, 설치, 공연, 디지털미디어아트까지 울산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문 대규모 미디어아트전이다. 개관기념전의 일부 전시회는 동구 대왕암공원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도 열린다. 백남준의 작품을 비롯한 소장작들은 이곳에 전시된다. 일반 시민들은 내일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널리 알려진 회화작품을 기대했다면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자연과 기술, 산업과 예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전개될지 상상해보는 멋진 경험이 되기에 충분하다.

시립미술관의 개관은 ‘미술도시 울산’의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오랫동안 민간에서 많은 씨앗들을 뿌려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15회를 넘었고, 국제목판화페스티벌은 9회를 치렀다. 아마추어들의 미술축제인 눈빛미술제는 벌써 26회를 기록했고 참여연인원은 1만명이 넘는다. 지난달 열린 울산국제아트페어도 방문객이 3만2000명에 이르렀다. 준비된 미술도시다.

미술분야의 유네스코 창의도시네트워크 가입도 고려해볼만하다. 광주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창의도시(2014년), 대구는 유네스코음악창의도시(2017년), 진주는 공예및민속예술창의도시(2019년)로 지정됐다. 산·바다·강이 조화를 이루는 울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야외미술로 창의도시에 도전하면 광주와 차별화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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