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대위가 20대 대선 민심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설명절을 열흘 앞두고 각각 선대위 안팎에서 또 다시 파행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20일 여야 선대위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기를 이어가자 불안감이 증폭되며 선거전략 수정 요구가 당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고, 정청래 의원이 촉발한 불교계와의 갈등이 ‘이핵관’(이재명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논란으로 번지면서 내부 분란의 조짐이 증폭되고 있다.
연말연시 상승세를 타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완연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선대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 의원의 ‘이핵관’ 발언을 둘러싼 후폭풍도 이어지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밤 페이스북에서 “이핵관이 찾아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폭로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지칭하면서 ‘봉이 김선달’ 비유를 들어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당 입장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와 척질 수 없기에 송 대표 등이 연일 ‘불심 달래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그간 국민의힘 선대위의 뇌관인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과 비슷한 ‘이핵관’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는 점에서 여진이 만만찮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솔직히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탈당해줬으면 하는 의원분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다. 지금처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냐”라며 공개적으로 탈당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역시 윤석열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이 ‘원팀’을 이루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윤 선대위 핵심 권영세 사무총장 겸 선대본부장과 홍 의원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윤 대선후보와 홍 의원의 만찬 다음날인 이날 권영세 선대본부장의 공개 발언으로 갈등이 수면 위로 돌출했다.
권 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면서 “만일 그러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실명을 꺼내지 않았지만, 이는 홍 의원의 물밑 요구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의원은 전날 저녁 윤 후보와 독대한 자리에서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세 가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회동 직후 ‘청춘의 꿈’을 통해 공개한 대로 국정운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조치와 처가비리 엄단 선언 등 두 가지 사항에 더해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전략공천으로 해야한다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만나 권 본부장을 겨냥, “이견이 있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했어야지 어떻게 후보하고 얘기한 내용을 갖고 나를 비난하나. 방자하다.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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