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전투표율 역대 최고 속 선거관리 부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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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전투표율 역대 최고 속 선거관리 부실 심각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2.03.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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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6시부터 5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전국 3552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참여율이 역대 최고인 36.93%로 나타났다. 울산은 35.3%로 기록됐다. 선거인 94만2210명 가운데 33만26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국 평균(36.93%)에 비해서는 1.63%p 낮았지만 2017년 제19대 대선(26.69%) 보다는 8.61%p 높았다. 사전투표상으로는 선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 후보자들을 두고 흔히 유례가 없는 ‘비호감’이라고는 하지만 유권자들은 외면보다는 적극 참여를 선택했다. 선거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기 전까지 2강 후보의 지지율이 워낙 박빙으로 나타난 것이 원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막판 단일화가 각기 다른 불안감으로 작용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불러온 것도 이유의 하나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코로나19의 확산이다. 투표가 가능할 때 해두어야 한다는 심정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본선거 보다는 사전투표가 안전하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하지만 사전투표는 안전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5일 오후 5시부터 확진·격리자 투표가 시작되면서 전국 곳곳 투표장에서 실랑이와 소동, 혼란이 연출됐다. 전국적으로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은 참관인이 박스나 쇼핑백 등을 이용해 기표 용지를 대리 전달하면서 불신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한 곳의 투표소에 2개의 투표함을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공직선거법 151조 2항)을 따른 것이라고 변명했으나 확진·격리자용 투표함 마련 등에 대한 사전논의가 필요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는 본인 확인 절차도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비밀·공정투표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한 것에 다름 아니다.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울산에서는 확진·격리자와 비확진자의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문제점도 노출됐다. 한뼘 거리도 채 되지 않는 바로 옆에서 확진자들과 비확진자들이 함께 줄을 섰고, 일부 시민들은 줄이 헷갈려 확진자 대기줄에 섰다가 황급히 비확진자 줄로 옮겨가기도 했다. 확진자들은 오랜 시간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추위에 떨었다고도 한다. 코로나19 관리에 쏟아온 그동안의 국가적 노력이 무색하리만치 방역과 안전에 소홀했다.

어느 하나 예견할 수 없었던 돌발상황이라 하기 어렵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이다. 유권자의 높은 열기가 선거관리 부실로 인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는 9일 본선거에서는 이런 일이 절대 반복돼서는 안될 것이다. 선거관리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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