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된 울산지역 5개 개표소에서는 신종코로나 확진자 투표 관계로 18대 선거보다 1시간30분 가량 늦어진 오후 9시가 다 돼서야 본격 개표작업이 시작됐다. 특히 방송 출구조사 결과 1, 2위간 오차범위 내 초박빙 대결이 예상되면서 개표장엔 더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부분 개표소에서 개표 참관인들이 투표함 교부용지나 특수봉인지 서명 등 이의를 제기하며 확인을 요청하는 등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심사계수기 속도·매수 놓고 실랑이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된 중구 동천체육관에서는 개표 관람인과 개표 관계자 간 심사계수기 분당 속도 및 매수 조정 여부를 놓고 실랑이가 빚어졌다.

40대 여성의 일반관람인은 개표 초 심사계수기 관련 방송 멘트를 들은 뒤 “방송에서 계수기를 분당 200매로 (조정)하라고 들었는데, 분당 100매로 해야지 왜 200매로 하느냐”고 따지며 개표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를 받았다.

하지만 투표소 관계자는 “200매로 하라고 한 게 아니라 100매로 돼 있는지 200매로 돼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라며 “계수기는 100매로 세팅돼 있다”고 강조했다.

교부용지·특수봉인지 등 이의 잇따라

○…남구지역 개표장인 남구 문수체육관에는 이날 오후 7시52분께 첫 번째 투표함 도착을 시작으로 투표함들이 속속 도착했다. 개표 참관인들은 확인과 기록을 위해 연신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 투표함들이 한꺼번에 도착하면서 접수 작업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출구조사 결과가 초박빙으로 나오면서 양당의 개표 참관인들도 잔뜩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개표 전 사전투표함과 본투표함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개표참관인들의 이의제기도 3건 있었다. 1건은 투표함에 교부용지가 붙어있지 않다는 이유로, 2건은 특수봉인지 문제였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교부용지는 붙이는 과정이라서 문제가 없고, 특수봉인지 문제는 제거된 흔적이 없어서 참관인들에게 설명하고 정상적으로 투표함을 개함했다.

또 개표 시작 전 투표함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개표사무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먼저 개함하는 등 소통 문제로 혼란을 빚기도 했다.

사퇴 후보자 등 2명 동시 기표 발견

○…문수체육관 개표소에서는 신정5동 사전투표함에서 꺼낸 것으로 추정되는 한 투표지를 놓고 개표 참관인들간 언쟁이 발생했다. 투표용지에 사퇴한 후보자와 다른 후보자의 기표란에 동시에 기표된 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유효표라고 주장하는 참관인은 후보자 외 여백에 추가로 기표된 것도 유효표로 인정된다는 예시를 들며 유효표라고 주장했지만 선관위 측은 투표 전 사퇴한 후보자에 기표할 경우 사표로 처리한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했다면서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찢어진 표 유효 여부 두고 언성 높여

○…울산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 개표소에서는 이날 오후 8시25분부터 개표가 시작된 가운데 개표참관인들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개표과정에서 찢어진 표가 발생하자 2명의 남성 개표 참관인들이 각각 무효 혹은 유효 여부를 두고 서로 언성을 높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참관인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 약간의 실랑이가 발생한 것 같다. 유·무효표 여부는 심사·집계부 선거사무원들이 기준에 따라 판단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확진자 대면 방역복 착용 사무원 논란

○…확진자와 대면했던 투표 사무원들이 방역복을 입은 상태로 개표장을 찾아 논란이 됐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의 한 투표소 선거 사무원들은 확진자 투표를 마무리한 뒤 온산문화체육센터로 투표함을 들고 왔다. 하지만 복장이 문제가 됐다. 이들은 확진자와 대면했을 당시 입고 있었던 레벨D 방역복을 입은 상태로 개표장까지 온 것이다. 투표소를 벗어나기 전 확진자의 비말 등이 묻어있을 가능성이 있는 방호복을 벗고 폐기하는게 정상적인 순서다.

이에 대해 해당 사무원은 “군청에 문의했더니 방호복을 입고 와도 된다는 안내를 받아서 방호복을 입고 왔다”고 해명했다. 이날 논란이 되자 해당 사무원들은 개표소에서 방호복을 벗었다.

70대 유튜버, 개표상황 실시간 방송

○…개표참관인 박종호(70)씨는 이날 오후 8시부터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 개표소 현황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하우스 농사를 짓는 박씨는 평소에 자신의 채널에서 농사 관련 영상과 여행 등 힐링영상을 주로 올리지만, 이날은 개표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박씨의 실시간 방송에는 평균 10여명의 시청자들이 참여해 개표 현황을 시청했다.

박씨는 “처음 개표 방송을 시작할 때는 동시 접속자가 20명 이상을 넘어갔으나, 다른 곳에서도 관련 방송을 시작하자 시청자들이 조금씩 빠져서 아쉽다”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개표 현황을 생생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부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