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부터 어르신들까지 ‘소중한 한표’ 발걸음 이어져
상태바
1020세대부터 어르신들까지 ‘소중한 한표’ 발걸음 이어져
  • 이왕수 기자
  • 승인 2022.03.10 0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울산 남구 신정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부가 어린 아들들과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울산의 각 투표소에서도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한 1020세대부터 노년층까지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번째 열리는 선거라 비교적 방역수칙이 잘 지켜졌지만 곳곳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자가 일반 유권자와 함께 기표하는 등 불안감을 키웠다. 또 뜨거웠던 선거열기 만큼이나 기표가 잘 되지 않는다거나 투표용지 유효표 인증 도장 등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거나 소동을 피우고 투표용지를 찢는 등 사례로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 대통령선거일인 9일 코로나 확진자가 울산시 중구 복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 행사에 앞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 대통령선거일인 9일 코로나 확진자가 울산시 중구 복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표 행사에 앞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확진 유권자보다 많은 선거사무원

○…코로나 확진자 투표가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선거사무원들은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를 앞두고 미리 레벨D 방호복을 입는 등 확진자 투표에 대비했다.

문수초등학교 1층에 마련된 청량읍 제3투표소의 한 선거사무원은 오후 5시59분께 자신의 방호복 등을 최종적으로 점검한 뒤 오후 6시부터 확진자들을 맞이했다. 우선 확진자들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외출 허용 문자메시지를 일일이 확인한 뒤 투표소로 안내했다.

확진자 투표를 위해 확진자보다 더 많은 선거사무원이 배치되기도 했다. 울주군 상북면 제2투표소의 경우 확진 유권자 5명이 투표했는데, 선거사무원은 12명이 배치됐다.

한 선거 사무원은 “확진자 역시 일반 유권자와 같이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 9일 한 할머니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 9일 한 할머니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양성 판정자도 일반 기표소서 투표

○…신속항원검사 양성자임에도 일반 유권자 기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하는 사례가 울산 곳곳에서 발견돼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선관위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는 양성이지만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들은 일반 유권자 투표 시간에 마련된 임시 기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지침이다.

북구에 사는 한모(28)씨는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을 받고 PCR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 투표날이 돼 투표장소로 향했다. 지침에 따라 선거사무원에게 양성자임을 밝혔지만 한씨는 별도의 임시 기표소로 안내 없이 일반 기표소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도장 잘 안찍힌다며 투표용지 찢어

○…울산지역 투표소에서 용지에 기표가 잘되지 않는다며 용지를 훼손하거나 항의하는 소동이 잇따랐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5분께 북구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 A씨가 투표용지를 찢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A씨는 기표소에서 여러 후보에게 기표한 후 유효 처리할 방법을 요구했으나 선거사무원이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하자 기표한 용지를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초 특정 후보에게 도장을 찍었으나 자기 생각만큼 제대로 찍히지 않자 다른 후보들에게도 도장을 찍어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북구의 또 다른 투표소에서도 한 유권자가 도장이 잘 안 찍힌다며 투표용지를 찢는 등 훼손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표용지 훼손건에 대해서는 선관위에서 해당 유권자를 고발하게 되면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표관리관 도장 반만 찍혀 이의제기

○…울산 울주군 삼남면의 한 투표소에서는 자신이 받은 투표 용지에 유효표임을 인증하는 도장이 제대로 찍혀있지 않아 이의를 제기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A씨는 이날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께 교동리 서부청소년수련관에 마련된 삼남읍 제3투표소를 찾았다. 투표 용지를 받은 A씨는 하단 부분 투표관리관의 도장이 절반 가량만 찍혀 있는 것을 보고 “투표 용지에 도장이 제대로 찍혀있지 않다”며 “기표한 뒤 투표함에 넣더라도 결국 무효표가 되는게 아니냐”고 항의했다.

선관위는 A씨에게 투표 용지에 관리관의 도장이 절반 가량 찍혀있더라도 무효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내해 해프닝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CCTV 가림·설치 문제로 경찰 출동

○…울산 남구 투표소에서는 투표소 내 CCTV 가림·설치 문제로 인해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신정4동 제1투표소(중앙농협 수암지점)를 찾은 70대 노인 A씨는 투표소 내 CCTV가 가려져 있는 부분에 대해 투표사무원 등에 질문했지만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선관위 직원과 대화를 요구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소 CCTV를 가리는 것 자체는 규정에 어긋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선거인이 기표하는 장면이 CCTV에 나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선관위 직원도 A씨에 기표소가 보일 수 있는 각도라면 CCTV를 가리는 것이 맞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생애 처음으로 투표, 인증샷도 남겨

○…투표권이 확대되면서 울산의 1020세대들도 투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처음으로 투표한 박민지(20)씨는 친구들과 함께 투표한 뒤 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박씨는 “올해 성인이 됨과 동시에 바로 대통령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서 신기하고 좋은 경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구들 사이에서도 정치 성향이 확연히 갈려서 투표 직전까지도 토론했다”며 “왜 어른들이 친구들 만남에서 정치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고 웃었다.

불편한 몸으로 지팡이 짚고 투표소에

○…울산 북구 효문동 제1투표소인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투표장을 찾는 노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 70대 부부는 나란히 지팡이를 짚고 투표장을 찾았으며, 또 다른 노인은 유모차에 몸을 의지해 찾은 투표소에서 선거사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조창술(72)씨는 “아직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투표를 통해서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대통령이 선출되길 바란다”며 “신종코로나 등 나라가 힘든 시기인 만큼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헷갈리는 확진자 투표기준에 혼란

○…헷갈리는 신종코로나 확진자 투표 기준 탓에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유권자들이 아쉬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남구 무거동 제7투표소(옥현중학교 1층)에는 밀접접촉자, PCR 확진 문자를 받지 못한 신속항원검사 양성 진단자, 자택대기 권고자들이 오후 6시부터 투표소를 잇따라 찾았지만 허탈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후 6시4분까지 무거동 제7투표소를 찾은 7명의 유권자 중 4명의 유권자가 확진자가 아니어서 투표를 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듣고 억울해하며 집으로 향했다.

자택대기 권고자로 오후 6시에 투표소를 찾았다 발걸음을 돌린 이모씨는 “일부러 투표하려고 오후 6시까지 기다리다가 바로 투표소를 찾았는데 너무 허무하다”며 “따로 문자로 안내를 해줬으면 오전에 방문했을텐데, 자택대기권고 문자만 와서 확진자로 분류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사회부 종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