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형피해 부르는 산불화재 대부분은 인재(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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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형피해 부르는 산불화재 대부분은 인재(人災)
  • 이우사 기자
  • 승인 2022.03.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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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사 사회부 차장대우

최근 취재차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산불’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화들짝 놀라곤 한다. 올해 겨울철 들어 울산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유난히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울진·삼척에서 시작된 동해안 산불은 무려 213시간이 흐르고 지난 13일에서야 주불이 잡혔다. 이 불로 인한 산림 피해 추정면적은 2만4940㏊로 역대 최장기이자 최대피해를 기록했다.

동해안 일대 뿐만 아니라 최근 울산에서도 잇따라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오후 3시48분께 울주군 언양읍에서 산불이 발생해 임야 약 13㏊를 태우고 10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입산자 실화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약 6억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 지난 9일 오후 8시4분께 북구 천곡동의 야산에도 산불이 나 2시간30분 만에 진화됐다.

울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다행히 동해안 산불처럼 대형산불로 번지진 않았지만, 지난달부터 울산에 건조특보가 지속되면서 언제든지 대형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이에 당시 소방당국은 야간에 장비투입이 어려워지자 산중턱에 산불진화인력을 대거 투입해 확산 방지에 주력했다.

이같은 산불화재의 증가는 올해 겨울철 전국이 역대 최저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자연적인 원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재(人災)에서 비롯되고 있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생한 산불은 한해 평균 474건으로, 화재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논·밭두렁 소각(15%), 쓰레기 소각(14%), 담뱃불 실화(5%), 성묘객 실화(3%) 등으로 사람에 의한 화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번 동해안 산불 또한 차량에서 던진 담뱃불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발화원인을 조사중이다.

최근 신종코로나 여파 등으로 캠핑족들이 증가하면서 산과 들로 캠핑장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산에서는 인화물질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과태료 부과 대상인 만큼 산에 갈 때는 라이터, 버너 등을 가져가선 안된다. 물론 야영이나 취사는 허용된 곳에서만 해야 한다. 또한 논·밭두렁 태우기도 해충방제 등 효과에 비해 산불발생 위험이 커 근절돼야 할 것이다.

대형 산불은 언제든 개인의 사소한 부주의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니라 화재위험이 감지된다면 세번, 네번은 다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우사기자 이우사 사회부 차장대우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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