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조립 등 가상현실에서 자동차 신차 개발

검증 힘든 오류 등 확인 가능해
자동차 완성도 높이는데 일조
기간 20%·비용 15% 감소 기대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개발 과정을 혁신하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하고 VR 품평장 등을 미디어에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1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 조직체계를 ‘아키텍처 기반 시스템 조직’으로 개편했으며 그 일환으로 버추얼 차량개발실을 신설했다.
버추얼 개발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과 주행환경 등을 구축해서 실제 부품을 시험조립해 가며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을 상당 부분 대체하는 것이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까지 진행할 수도 있고,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회사측은 설명했다.
VR 품평장에선 최고 경영진들이 매달 모여서 헤드셋을 쓴다. 10월 공개된 ‘넵튠’의 최종 디자인 평가 때부터 시범 활용됐으며 지난주에는 그랜저 후속 모델 디자인 개발 회의가 이 곳에서 열렸다. VR 디자인 품평장은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이다.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이 각도나 조명에 따라 생동감 있게 외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으며 자동차 안에 들어가 실제 자동차에 타고 있는 것처럼 실내를 살펴보고 일부 기능을 작동할 수도 있다. VR 품평장은 글로벌 디자인 헤드쿼터이기도 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 부문은 유럽, 미국, 중국, 인도 센터와 협업해서 각국 디자이너들이 한 공간에서 차량을 디자인하고 평가하는 원격 평가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6월 VR을 활용한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운영을 해왔다. 방대한 3차원 설계 데이터를 모아서 실제와 같은 디지털 차량을 만든 뒤 VR 장비를 착용한 연구원들이 운행해보며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성과 각 부품 작동상태, 운전석 공간감 등을 확인한다.
단면을 절개해보며 엔진 움직임과 부품 작동 상황을 검증하고 현실에선 눈으로 볼 수 없는 공기이동 경로도 점검한다.
현대·기아차 설계부문은 생산·조립라인 설계에도 VR을 도입해서 인체공학적이고 효율적인 작업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완전도입되면 신차개발 기간은 20%, 비용은 연간 15%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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