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건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14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모두 그렇게 극단적인 대립 구도로 갈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나.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김기현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에게 구속 수감 중인 이 전 대통령과 가석방 상태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해줄 것을 공개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윤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의 표심은 진영 갈라치기는 이제 그만하고 국민통합을 통해 화합과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달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사면과 복권 문제를 이젠 매듭지어야 할 때다. 문 대통령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이같은 공개 요청을 한 것을 두고 이 전 대통령 사면 요청을 위한 군불 때기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많은 갈등과 혐오가 표출된 격렬한 선거를 치른 지금이야말로 통합과 포용의 정치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통합을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이 전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고령이고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 전직 대통령이 장기간 수감되는 모습이 국제적으로나 국민 미래를 위해서나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사면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이뤄진 지난해 12월24일에도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 “국민 통합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들어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사면을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언급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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