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치솟는 기름값, 물가불안까지 이어지지는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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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치솟는 기름값, 물가불안까지 이어지지는 않아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03.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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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삶이 버거운 상황에서 치솟는 기름값은 서민 생활을 더 힘겹게 만들고 있다. 기름값은 주로 국제적인 요인 때문에 올라가기 때문에 시민들이 어떻게 해 볼 도리는 없지만 최소한 물가불안 심리를 부추겨서는 안 될 것이다. 울산시는 시시각각 울산지역 유가의 등락을 파악하고 지역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4.22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긴 것은 9년5개월 만이다. 전국 최고가는 2959원으로 3000원에 육박했다. 경유값도 올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ℓ당 1917.89원을 기록했다. 국내 기름값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기름값이 너무 오르자 소비자들과 주유소 업주들간의 신경전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주유소들이 유류세 인하액과 지난해 말 발생한 국제유가 인하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피해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주유소협회 측은 “정유사에서 휘발유를 공급받는 가격이 2월 말 ℓ당 1650원대에서 최근 2050원까지 올랐다”며 “주유소가 가져가는 마진은 2~3% 수준으로 매우 낮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에서는 유류세 인하 효과가 상쇄된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도 최근 공동성명서를 내고 “고유가 대책으로 현행 20% 유류세 인하를 3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지금 같은 기름값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울산에서 부산으로 매일 출퇴근 한다는 30대 강씨는 “지난달만 하더라도 5만원어치 기름을 주유하면 5일은 거뜬했는데, 최근엔 3일을 못 버틴다”고 말한다. 운전이 생계와 직결되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은 “수입의 절반은 기름값으로 나가는 것 같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유가상승은 밥상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세계식량의 글로벌 공급 차질은 더 심해질 게 뻔하다.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소비와 생산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태다. 소비자 물가 등 지역경제에 대한 울산시의 분석과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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