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 2013년 이후 글로벌 조선 불황과 함께 초유의 경영위기와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겪어 왔다. 물량 감소, 실적 악화 등에 따른 고용 감소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강성 집행부가 5회 연속으로 들어서면서 올해도 파업을 강행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노사 양측이 눈앞의 이익보다 미래의 생존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조합원들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자 하는 잠정합의안에 담긴 의미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3사 1노조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현중 노조의 분할사인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도 19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22일 조합원 총회를 개최한다. 22일 3사 노조의 총회에 현대중공업그룹의 ‘새로운 항해’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마침 23일은 현대중공업 창립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하고 등 새출발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친환경·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초일류 조선해양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인 800명의 대졸신입사원 채용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극심한 수주 가뭄이 해갈되고 올 들어 생산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조선 업황 회복세는 고통을 함께 겪었던 지역주민들로서도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또다시 유가, 환율 등 외부 환경의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민들은 지난 몇 년간 조선 불황을 겪으면서 현대중공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하게 확인했다. 오랜만에 불어오는 조선업 훈풍 속에서 현중노사가 힘을 모아 국가대표 수출 기업의 위상을 되찾고 지역경제를 견인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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