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부딪치는 文-尹, 갈등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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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부딪치는 文-尹, 갈등 악화일로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2.03.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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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간의 충돌 전선이 전방위로 확산,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전날 한국은행 총재 지명을 놓고 격돌한 여진이 계속되는 와중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법무부 업무보고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정부 이양작업과 관련한 차질이 현실화됐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의 회동이 헛바퀴만 도는 것을 두고 윤 당선인에게 “다른 이의 말을 듣지 말라”며 ‘윤핵관(윤 당선인 측의 핵심 관계자)’을 우회 저격하는 등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신·구 권력의 치킨게임이 새 정부 출범 때까지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답답해서 한 말씀 드린다”며 윤 당선인과의 회동 문제를 꺼내 들었다. 문 대통령은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만나 인사를 하고 덕담을 하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며 이번 만남의 성격을 ‘덕담을 하는 자리’로 규정했다. 이번 회동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는 것은 윤 당선인 측에서 조건을 내걸기 때문이라는 문제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한 “윤 당선인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의 회동 조율이 쳇바퀴를 도는 것은 윤 당선인 측근들의 영향이 있다는 뜻으로, 결국 ‘윤핵관’ 문제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전달된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과 관련, 문의가 많아 말씀드린다”며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정면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또한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인사권 행사 문제와 관련,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한국은행 총재를 지명한 것에 대해서도 “새 정부와 장기간 일해야 할 사람을…”이라며 “인사가 급한 것도 아닌데, 원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신·구 권력의 인사권 행사 문제를 집 매매 시 매수인과 매도인의 관계에 비유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인은 부동산 매매 계약에서 대금을 다 지불하고 명도만 남아 있는 상태다. 매도인에게 아무리 법률적 권한이 있더라도 들어와 살 사람의 입장을 존중해서 본인이 사는 데 필요한 조치는 하지만 집을 고치거나 이런 건 잘 안 하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한편,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당 차원의 ‘문재인 정부 임기 말 알박기 인사’ 전수조사 결과, 해당되는 인원이 총 5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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