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매화 꽃이 피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으로,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오후 5시58분, 만찬 시각으로 예고된 오후 6시가 2분 앞으로 다가오자 문 대통령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만찬장인 상춘재 앞 녹지원에 먼저 나가 윤 당선인을 기다렸다. 문 대통령이 먼저 나가서 상대를 기다리다가 ‘에스코트’를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윤 당선인에 대한 예우를 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5시59분에는 윤 당선인을 태운 차가 문 대통령 앞에 멈춰 섰고,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린 윤 당선인에게 오른손을 내밀자 윤 당선인이 가벼운 묵례 후 양손으로 문 대통령의 오른손을 잡으며 신·구 권력의 첫 회동이 시작됐다.
인사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나란히 상춘재 앞 잔디밭인 녹지원을 가로지르며 걷기 시작했다.
양측의 어색한 기류를 반영한 듯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다소 떨어져 걷는 모습을 보였고, 가끔 미소를 보이긴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처음 만났을 때의 악수 이후에는 다른 스킨십도 하지 않았다.
양측은 상춘재 앞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이 상춘재 오른편을 가리키며 “저기 매화꽃이 피었습니다”라고 하자, 윤 당선인은 “네. 정말 아름답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상춘재, 항상 봄과 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름에 담은 것)”이라고 하자, 윤 당선인도 함께 현판을 바라보며 “네”라고 호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에는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다.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상춘재의 경우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만찬 장소로 사용된, 국빈급 맞이에 사용되는 건물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2007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명박 당시 당선인,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당선인의 경우 본관에서 첫 회동을 했는데, 이와 비교해도 윤 당선인 예우에 신경을 쓴 것이라는 평가가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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