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산다 / “한국서 내집 장만해 두아들과 오손도손 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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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산다 / “한국서 내집 장만해 두아들과 오손도손 살고싶어요”
  • 이우사 기자
  • 승인 2022.04.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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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한국에 정착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샤흐노자 샤라포바씨가 자신의 한국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샤흐노자 샤라포바(37)씨는 지난 2008년 한국인 남편과 국제결혼 후 울산에 정착했다. 올해로 한국생활 15년차를 맞은 샤라포바씨는 슬하에 아들 2명을 두고 있지만 최근 남편과 성격문제 등으로 갈라서게 됐다. 그는 현재 아이들을 키우며 제2의 고향인 울산에서 내집 장만을 목표로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샤라포바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함께 지내던 친한 친구와 친동생이 비슷한 시기에 한국인 남편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지인의 소개로 22살때 한국인 남편을 만나 나 또한 울산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오자마자 임신한 샤라포바씨는 1년 동안 언어도 잘 통하지 않고 한국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을 했다고 한다. 임신과 출산 이후 줄곧 집에서 육아를 하며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한국어를 익혔다. 한국어가 서툴지만 남편과 시부모님 모두 잘 챙겨주면서 언어도 점차 늘고 한국생활에 적응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결혼 후 처음 1~2년은 너무 행복했지만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조금씩 부부관계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남편의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아 임신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직장생활을 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아이들도 있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참았지만 결국 이혼을 선택하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식당일과 청소, 자동차 부품공장 등 안해본 일이 없다는 샤라포바씨는 지금도 기사식당에서 시간제로 근무하고 있다. 아직은 막내가 어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샤라포바씨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이혼이 상처가 될까 걱정도 많았다. 다행히도 큰 애는 엄마의 입장을 이해하고 많이 응원해주고 있다”며 “주변에서도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아 지금의 생활이 힘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이혼하고 나서는 혼자 아이들을 키울 자신이 없어 부모님이 있는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서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아이들의 국적이 한국인 만큼 한국에서 계속 살기로 마음을 굳혔다. 하루 빨리 돈을 모아 내집을 마련하고, 앞으로도 아이들이 건강하게만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고 덧붙였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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