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선언 2년이 훌쩍 지났다. 인류는 여전히 신종코로나와 사투 중이다. 화이자사와 모더나사 등의 백신 개발로 조기 방역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다소 주춤하던 확진자 수는 더욱 강력해진 델타 변이 등장으로 팬데믹 종식 기대를 무너지게 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전염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하면서 한달 만인 지난 1월엔 전국 확진자가 380만명대로 치솟았다.
울산도 1월 누적 확진자가 2368명으로 늘더니, 2월 들어서 4만3270명으로 급증했다. 급기야 3월에는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을 넘는 날이 16일(1만4767명)과 22일(1만1030명) 등 이틀이나 나왔다. 이에 3월 누적 확진자는 21만4356명에 달했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 2020년 울산지역 누적 확진자는 716명, 이듬해 6207명에 비하면 각각 2만9938%와 3453%나 폭증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까지의 변이와는 차원이 다른 전파 속도를 보인 결과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화율이 낮고, 유행도 정점을 지나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신종코로나 종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엔데믹(풍토병) 전환 움직임도 있다. 유럽을 시작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닫아 뒀던 빗장도 풀기 시작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등 방역 완화 분위기도 완연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월18일부터 세 차례 조정을 거치며 방역 기준을 꾸준히 완화해 오다 네 번째 조정으로 4일부터 17일까지 사적모임 최대인원을 10명으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을 자정까지로 하는 ‘점진적 완화 방식’의 일상회복을 선택했다. 유행 감소세가 지속하면 18일 이후에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도 검토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사실상 지난해 11월 이후 약 반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는 명문화된 방역 조치가 없어진다.
하지만 일상회복을 이어가기 위해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앞서 신종코로나 변이에서 경험했듯 어떤 변이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한 병상은 항상 준비돼야 한다. 또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외료진료센터 신청이 병원급에 이어 의원급도 4일부터 가능해진 만큼 더 많은 병·의원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등교 수업을 원칙으로 하는 울산 교육당국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더 철저하게 코로나 예방에 나서야 한다. 3일(0시 기준) 울산지역 만 12~17세 청소년(총 6만5751명) 2차 접종 완료율은 65.3%(4만2928명)다. 만 5~11세 어린이(대상 7만5837명) 중 1차 백신 접종을 한 인원은 265명이다. 울산지역 전체 확진자 27만8323명 가운데 10대 이하는 8만2007명으로 28.9%를 차지한다.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기에 더욱 주의가 당부 된다.
거리두기가 완화됐을 뿐 코로나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금이야말로 더욱 빠른 일상회복을 위해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에 더욱 신경써야 할 때다.
전상헌 문화부 차장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