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전날 당론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강경파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는 추세다.
중심에는 최강욱 김용민 김남국 황운하 이수진(동작을) 등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인사들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이 산적한 민생 현안을 제쳐놓고 개혁 완수에만 당력을 쏟을 경우 가뜩이나 잃은 중도층의 표심에서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2일 민주당 의원총회를 마친 직후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은 당의 공식 브리핑이 있기도 전 자신의 SNS에 “검찰개혁 권력기관 개혁 법안과 언론개혁 법안이 당론으로 채택되었다”고 썼다. 김용민 의원도 비슷한 시간 페이스북에 “검찰개혁, 언론개혁 당론채택!”이라고 적었다.
민형배 의원은 의원총회 현장 사진과 함께 “당심, 민심은 더없이 선명하다. 머뭇거리지 않고 진행해야 한다”며 “오른발에 잔뜩 힘주어 액셀을 밟을 때”라고 강조했다. ‘검수완박’ 추진 최전방에 선 강경파 의원들은 주로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날 기준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김용민 이수진 의원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국회의원들이 다 이들 같았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지지층의 호응까지 겹치며 강경파 의원들의 당내 존재감도 확연해지는 추세다.
지난 3월24일 콘클라베 방식을 통해 진행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 1차 투표에서 당초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열린민주당 출신 최강욱 의원은 10% 이상의 표를 얻어 2차 투표 후보자로 깜짝 선정됐다.
친조국 강경파로 알려진 최 의원의 2차 투표 진출 배경에는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결집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이라는 목표를 공유한 차원이던 강경파가 점차 당내 세력으로 자리매김, 당내 왼쪽 지분을 확장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강경파의 세력 확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은 중도 표심의 추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섬세하게 해야 한다”며 “국회는 입법기관이니 국민과 늘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지지자도 “부동산, 공수처법을 몰아붙이기 했다가 정권을 빼앗겼다”며 “검수완박도 여론을 형성한 다음 차분하게 해야 한다. 아니면 더 망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반대의 주장도 있다. 오히려 개혁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두수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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