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야외 노 마스크에는 복병이 있다. 특히 50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나 관람객 수가 50명이 넘는 공연·스포츠 경기 등은 행사 특성상 밀집도가 높고, 함성이나 합창 등으로 침방울(비말)이 퍼지기 쉽기 때문에 실외 공간이라도 지금처럼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 또 발열·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고령층이나 면역저하자, 만성 호흡기 질환자, 미접종자, 코로나19 고위험군 등은 의무는 아니지만 마스크를 써야 안전하다.
정부는 야외에서는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극히 낮아 재유행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지만, 의료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유행 감소세가 둔화되거나 실내 마스크 회피 분위기가 조성되면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야외 마스크 해제로 신규 확진자가 빨리 줄어들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유행이 길어지면 사망자도 많아지게 된다”며 “마스크는 한 번 벗고 나면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다시 쓰게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지난 3월 실내 마스크 조치까지 대부분 해제한 미국은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광범위하게 확산해 일부 주에서는 실내 마스크 의무 재도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지난 2020년 10월13일 시작됐다. 2일 기준으로 566일 만에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해제되는 셈이다. 시민들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스스로 마스크를 썼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2년이 훌쩍 넘는다. 이처럼 2년 동안 습관화됐던 마스크가 일순간에 벗겨지면 한 동안 혼란이 발생할까 염려된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해 필수 방역조치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확진자가 아무리 감소세라고 해도 하루 5만~6만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는 100명이 넘는다. 방역 긴장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순간 코로나의 역습은 시작된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