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통약자 편의증진, 계획도 좋지만 예산을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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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교통약자 편의증진, 계획도 좋지만 예산을 확보해야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05.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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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제4차 울산시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 계획’ 수립을 위해 오는 19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 시는 지난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에 따라 5년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 계획을 수립하는데, 저상버스 도입과 버스 정류장 시설 개선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의 발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아직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교통약자’는 행동상의 부자유 때문에 공공 교통기관을 이용할 때 여러 가지 곤란이 따르는 사람들을 말한다. 주로 지적·신체적인 장애나 고령에 의한 기능저하 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이른다. 이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자주 직면한다.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못할 때 느끼는 좌절감은 나아가 사회와의 단절에까지 이르게 한다.

울산시가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 계획(2017~2021)을 돌아본 결과 저상버스 도입은 목표치인 231대 대비 103대 보급에 그쳐 크게 미달됐고, 버스정류장 시설 개선 역시 목표치인 64%를 밑도는 58.1%에 그쳤다. 보행 환경 개선도 목표치인 83%에 11% 못 미치는 72% 수준으로 확인됐다. 버스정류장 만족도는 목표치인 60.7%를 13%나 밑돌았다.

특히 저상버스는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어린이, 노인, 임산부 등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으나 그동안 정부·지자체의 예산편성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관리·감독 부실로 인해 보급이 더뎠다. 박성민 국회의원은 “울산 시민들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대부분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오히려 버스보다 도시철도 이용률이 높은 타 시·도에 비해서도 저상버스 도입률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또 버스정류장은 교통약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지만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바람과 비를 막아주는 커튼형 바람막이는 대부분 찢어져 있고,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전광판은 햇볕 때문에 아예 안 보이는 경우도 많다. 언양과 울산은 오가는 시내버스 내부에는 벨이 천장 쪽에 붙어 있어 벨을 누르기조차 어렵다.

울산시는 오는 2026년까지 총 110억원을 투입해 관련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 향후 얼마만큼의 국비와 지방비가 편성될지는 알 수 없다. 계획 수립만 할 것이 아니라 국비와 지방비가 실질적으로 편성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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