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환담에서 공개 발언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비공개 자리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 새 정부 1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 문제 등 각종 현안을 놓고 뼈있는 말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환담엔 윤 대통령과 박 의장, 정진석·김상희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윤호중 원내대표,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 추경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여야 원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한 총리 후보자 인준 관련 한 말씀 해달라”고 권하자, 윤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를 향해 “한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처리에 꼭 협조해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 후보자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협치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미리부터 이 분이 총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분이 여야 협치에 가장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낮은 자세로 협조를 구하는 모습이었다고 이준석 대표가 취재진에게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특별히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환담에서 이 대표는 “3당 대표 회동을 격의 없이 하자는 윤 대통령 측 제안이 있었음에도 그 회동이 여러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다. 협치에서 여러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4분께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선 윤 대통령은 밝은 회색 정장에 취임식에 맸던 것과 비슷한 색상의 하늘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 계열 넥타이를 맨 것을 두고 추경안과 총리 인준을 비롯한 국정 현안에 대해 야당의 협조를 구하려는 제스처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이 입장하자 앉아 있던 여야 의원들은 대부분 기립해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단상으로 향하는 길에 민주당 의석을 지나면서 통로 좌석에 서 있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는 출입구에 서 있다가 윤 대통령과 가장 먼저 악수를 나눴고, 조응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나가는 사이에 계속 박수를 쳤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