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부족으로 울산 산업계 셧다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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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부족으로 울산 산업계 셧다운 위기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2.05.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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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산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울산지역 산업계가 생산차질에 직면했다. 사진은 울산석유화학단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탄산부족 현상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탄산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울산지역 산업계가 생산차질에 직면했다. 지역 내 상당수의 기업들이 탄산이 없어 조업량을 대폭 줄인 가운데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공급되는 탄산가스마저 끊어지면 공장 가동을 완전히 멈출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19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탄산은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원료탄산)이다. 이를 정제·액화·유통하는 탄산메이커 업체를 통해 주요 수요처와 도매상들에 공급된다. 탄산가스는 탄산음료 뿐 아니라 반도체, 철강, 조선, 의료, 폐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공급부족으로 조업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부족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원인은 울산, 서산, 여수, 나주 등에 있는 석유화학사들의 플랜트가 잇따라 정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석유화학사들이 3~6월에 걸쳐 플랜트정비에 나서면서 부산물로 나오는 탄산의 발생량이 크게 감소하게 된 것이다.

울산에는 덕양, 동광화학, SK머티리얼즈리뉴텍 등의 탄산 제조사가 있으나, 현재 어느 한 곳도 탄산을 제대로 출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탄산메이커 업체로부터 탄산을 공급받아 중소기업에 탄산을 납품해야 하는 탄산가스업계도 난감한 상황이다. 울산에 소재한 10여개의 탄산가스업체, 충전소들 대부분이 저장해둔 탄산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봉규 울산고압가스협회 사무국장은 “이번주에 들어서면서 울산지역 내 탄산 부족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다음주가 되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기업의 상황은 조금 나은 편이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에 물건을 납품해야 하는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큰 어려움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여름철에는 드라이아이스와 탄산음료 소비가 증가하면서 이의 원료인 탄산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는 추세이며, 이러한 현상은 언제 끝이 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수소를 제조할 때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인해 나프타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하면서 탄산의 발생량이 1/5로 대폭 줄어든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탄산가격도 크게 치솟고 있다. 탄산메이커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탄산의 공급부족을 촉발하기도 했으나, 경유값 폭등으로 운송비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탄산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또 코로나의 영향으로 고압용기, 밸브 등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 발생 이후 2년새에 가격이 2배가까이 오른 상태이다.

울산지역 내 고압가스충전업체인 (주)모던의 동이광 대표는 “탄산 부족현상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통배송업체 등의 드라이아이스 사용을 자제하고 얼음팩으로 대체하는 등 산업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5~6월에 플랜트정비를 계획하고 있는 석유화학사들이 정비일정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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