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에 따르면, 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에 선정돼 지난 2019년부터 UNIST 주도 아래 4세대 SMR의 개념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은 올해 연말 마무리된다.
SMR은 공장에서 제작이 가능한 소형 원자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발전 용량이 300㎿ 이하의 원자로를 일컫는다. 원자로와 냉각제,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용기 하나에 일체화해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새 정부의 원전 산업 육성 기조에 지난주 방한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SMR을 중심으로 원전 기술 이전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SMR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경남 공약으로 SMR 중심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을 약속함에 따라 울산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그러나 시가 개발 중인 4세대 SMR은 경남이 집중하는 3세대 SMR과 차이가 있다.
3세대 SMR은 4세대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육상용인 반면, 4세대 SMR은 초소형으로 해양 및 선박 추진체 전용으로 활용된다. 용도가 다른 만큼 울산과 경남이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는 아니다.
최종 목표가 세계 시장 진출이라는 점은 공통점이다.
윤 대통령의 공약은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주도로 3세대 SMR 기술을 개발한 뒤 두산중공업 등 기업에 접목해 세계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울산은 현대중공업 등 지역 조선해양기업의 참여 아래 4세대 SMR 기술을 개발한 뒤 생산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해 UAE에 수출한 3세대 원전인 APR1400처럼 수출 가능한 독자 기술력을 확보해 공급망까지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다.
울산 4세대 SMR 산업의 관건은 내년도 국비 확보 여부다. 시는 올해 개념설계를 완료한 뒤 5년간 표준설계에 들어가 실증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사업비를 감안하면 국비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는 지난해 사전 기획을 통해 사업의 당위성을 확보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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