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세계적 작가 수작들 기증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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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세계적 작가 수작들 기증받아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2.06.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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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 사진작품 ‘요셉 보이스를 위한 진혼굿(1990·갓과 나뭇잎)’. 백남준이 무당으로 분해 진혼굿을 직접 보여줬다.
▲ 송동 작가의 설치작품 ‘나의 도시’의 내부와 외부(아래) 모습.
울산시립미술관이 세계적 작가의 수작과 거장 백남준과 관련한 뜻깊은 작품을 기증받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에 기증받은 작품은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작가인 송동의 설치작품인 ‘나의 도시’(2014)와 사진작가 최재영이 촬영한 백남준의 굿 퍼포먼스 사진 희귀본 27장이다.

송동 작가의 ‘나의 도시’는 실제 중국의 각 가정에서 사용했던 문, 창문, 거울, 샹들리에, 카펫 등으로 제작된 가로 7m, 세로 5m, 높이 4.5m의 대형 설치작품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도시개발사업때 철거된 개별 가옥에서 수거한 해 온 것들로, 작가는 재개발 당시 버려진 문들을 모아 새로운 가옥의 형상을 만들었다.

문을 이어 붙여 만든 벽체 너머 집 안으로 들어서면, 각종 전구와 샹들리에로 장식된 아늑하고 환상적인 실내를 마주할 수 있다.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폐기처분 된 집의 부산물로 만든 것이지만, 철거민들의 삶의 공간은 개발의 논리에 찢겨나가지 않고, 다시금 우리 앞에 찬란히 빛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송동은 뉴욕 모마, 뒤셀도르프 미술관, 상하이 록번드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카셀 도큐멘타,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에도 초청되어 전시에 참여했다. 그의 작업은 뉴욕 모마,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테이트 모던, 홍콩 엠플러스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또한 미디어 아트의 거장 백남준의 퍼포먼스를 촬영한 최재영의 희귀 사진작업 27점도 기증받았다.

백남준은 1990년 서울 현대화랑 앞에서 독일의 동료 예술가인 요셉 보이스를 기리는 ‘요셉 보이스를 위한 진혼굿’이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를 했다. 당시 백남준은 보이스의 사진을 병풍처럼 설치하고, 백남준 본인이 무당으로 분해 갓, 초, 쌀 놋그릇, 요강, 가위 등의 소도구를 이용해 생과 사를 오가는 진혼굿을 직접 보여줬다. 무당은 굿이라는 영적 행위를 통해 초월적 가상세계를 매개하는 존재로 해석되는데 백남준은 이러한 동양의 샤먼을 통해 새로운 예술세계를 제안했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송동의 작업은 급격한 도시화를 경험했던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백남준 작가가 직접 무당으로 분해 진행한 퍼포먼스를 촬영한 사진은 이번에 기증된 작업이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기증받은 송동의 작품은 현재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예술 평화: 0시의 현재’ 전시에서, 최재영 작가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작업은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전에서 관람할 수 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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