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교육청을 비롯한 전국 시도교육청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탓에 예산 적기 사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학생 수 감소 추세 속 교육교부금은 오히려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는 기형적 구조가 예산 낭비 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교부금 울산교육예산 80% 차지
20일 국회 예산정책처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지방재정교육교부금은 81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약 21조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10년 전인 2012년에는 39조2000억원이었지만, 매년 세수가 늘어나면서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불어났다.
교육교부금은 지방교육예산의 70~80% 가량을 차지하는 재원으로, 매년 내국세의 20.79%를 떼내 정한다. 교부금은 시·도교육청에 배정돼 초·중·고교 운영과 교원 인건비 지급 등에 쓰인다. 특히 울산시교육청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73%에서 지난해 79.9%에 이르렀다. 나머지 20%가 지방자치단체·기타 이전수입 등이다.
교부금은 전체 내국세의 20.79%에 자동으로 매칭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세수가 증가하면 자동적으로 교부금도 늘어난다. 하지만 학생 수 감소나 교육환경의 변화와 상관없이 경제 규모에 따라 증가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매년 출생아 수 급감 등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 이 같은 교육재정교부금의 기형적 구조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 울산의 전체 학생수는 2010년 20만2763명에서 해마다 감소하면서 지난해에는 14만7189명까지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2012년 672만명이었던 초·중·고교 학생 수는 올해 532만명으로 10년 새 140만명이 줄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추이(단위 억원, 만명, 만원) | ||||||||
구분 | 2015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안) |
지방교육재정교부금 | 39조4056 | 43조1615 | 46조5910 | 52조4528 | 60조5305 | 53조5341 | 60조3371 | 81조3000 |
지원 대상 학생수 | 620 | 602 | 583 | 570 | 556 | 544 | 535 | 532 |
학생 1인당 교부금 | 635 | 716 | 799 | 920 | 1088 | 985 | 1128 | 1528 |
◇학생수는 감소하는데 교부금은 늘어
반면 교육교부금은 크게 늘어나면서 학생 1인당 교부금도 급증했다. 1인당 평균 교부금 액수는 2012년 540만원에서 2020년에 1000만원을 넘어선 뒤 올해 1528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울산 등 시도교육청들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이나 일상 회복 지원 명목으로 수십만원의 현금을 나눠주거나 태블릿PC, 전자칠판 등을 비싸게 사들이면서 예산 낭비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남아도는 교육예산을 빨리 집행한 학교에 추가로 수십억원의 낭비성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울산은 2020년 전체 교육청 예산 2조136억원(세입결산 기준) 가운데 학교운영비와 학교환경개선비, 목적사업비 등 학교로 내려가는 예산이 5013억원으로 약 25%를 차지했고, 2021년의 경우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에서 전국에 일괄적으로 내려주는 예산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학교로 내려보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사업비가 필요없거나 남게 되면 반납을 하면 되는데 작년에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작년의 경우는 추경을 하고 나서 9월에 예산을 보내주면서 늦은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는 빨리 내려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