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울산남부소방서 대강당에서 국악공연 ‘소방관 그들의 이야기 붉은 사랑꽃’이 ‘시민의 수호천사’ 소방관들과 합동공연으로 마련됐다. 이 공연은 코로나라는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나 생사를 넘나드는 화재 현장 속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소방관들을 음악으로 치유하고 응원하기 위해 울산연주단 ‘가현’이 함께 했다.
공연이 열린 울산남부소방서의 소방관들은 지난 2020년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는 물론 효성티앤씨 화재, S-OIL 폭발 사고까지 울산의 크고 작은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얻은 상처는 시간이 지나며 회복됐지만, 참혹한 현장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는 가슴 속 깊은 곳에 여전히 남아있다.
이상무 소방장은 “인명사고 없이 화재 현장에서 복귀할 때는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아무리 경력이 많은 소방관이라도 마음의 병,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며 “평소 술 한잔으로 마음을 달래지만, 오늘처럼 시민들이 직접 계획을 세워 소방관과 함께 즐기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가현은 울산남부소방서 소방대원들의 활동 장면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는 가운데 가야금, 대금, 소금, 생황 등의 국악기와 신시사이저, 드럼, 베이스기타 등 양악기의 연주로 ‘방황’ ‘범 내려온다’ ‘상사화’ 등을 들려줬다.
합동공연에 나선 이상무 소방장, 방준영 소방교, 박순미 울산남부소방서 의용소방대원도 잔잔한 분위기의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시작으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 ‘여행을 떠나요’ 등의 가요를 흥겹게 부르며 무대를 장식했다.
고경아 울산연주단 가현 대표는 “사상자 없이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진화를 위해 고생한 소방관들에게 치유와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공연을 준비해 왔다. 생사를 넘나드는 현장의 긴장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가현이 고마움을 담아 전하는 음악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강식 울산남부소방서장은 “이번 합동 공연으로 대원들이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더욱 앞장서는 남부소방서가 되겠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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